[질문과 답변] “Chain of Title”이란 무엇인가요? 작년에 있었던 헐리웃의 Watchmen사건과 최근의 Oldboy 사건

어느 블로그 독자분께서 질문해주신 내용입니다.  “Chain of Title”이란 주로 영미법계에서 사용되는 용어인데요, 이를 엔터테인먼트법과 관련하여 설명하자면 “저작권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현재 최종적인 적법, 유효한 저작권자임을 증명하는 서류” 또는 그와 같은 권리(저작권 등)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무권리자(저작권자가 아닌 자)로부터 권리(저작권 등)를 양도받거나 이용허락을 얻는 것은 법률적으로 무의미하고 향후 진정한 권리자로부터 소송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권리 관계의 존부를 확인하자는 취지이고 이는 pre-production 단계에서 매우 중요한 작업입니다. 주로 영화 분야(특히 배급계약 체결시)에서 많이 문제되나, 음악, 미술 기타 모든 컨텐츠(저작물)의 양도 및 이용과 관련하여 문제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영화배급의 경우를 놓고 보면, Chain of Title에는 기본적으로 시나리오 집필계약, (만화 등 다른 저작물에 기초하는 경우에는) 판권계약, 영화 속에 사용되는 음악, 사진, 미술작품, 영상 등에 대한 라이센싱 계약 등이 포함될 것이고, 양화제작자가 영화에 관한 권리를 제3자로부터 양도받은 경우에는 그 양도에 관한 계약서들도 포함됩니다.  그리하여 최초 권리자로부터 현재의 권리자까지 단절됨이 없이 권리가 이전되었음이 증명되어야만 영화배급사는 영화제작자와 배급계약을 체결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와 관련하여서는 작년에 미국에서 벌어진 영화 Watchmen 사건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관련 포스트는 여기를 클릭).  워너브라더스가 제작한 영화 Watchmen의 개봉을 앞두고 또 다른 메이저 제작사인 폭스측에서 자신들이 원작 만화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상영금지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폭스측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결국 워너측은 폭스와 거액의 보상금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합의하였습니다.  사건의 진상이야 정확히 알 수는 없겠습니다만, 만약 워너브러더스측이 판권을 양수하면서 양도자측이 제공한 Chain of Title을 제대로 확인하였다면 위와 같은 불상사는 피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 ‘올드보이’와 원작인 일본의 동명 만화를 헐리웃에서 영화로 제작하는 것과 관련하여, 원작의 저작권을 보유한 일본의 만화사 후타바샤가 한국 ‘올드보이’의 제작사인 쇼이스트를 상대로 “쇼이스트가 할리우드와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협상할 권리가 없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습니다(관련 기사는 여기를 클릭).  일본 만화사측의 주장은 만화 ‘올드보이’의 영화판권은 여전히 자신들에게 있다는 취지인 것처럼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헐리웃판을 제작준비 중인 스티븐 스필버그(드림웍스) 입장에서 보면 만화의 판권을 누가 보유하고 있는 것인지(후타바샤인지 쇼이스트인지) 분쟁이 발생한 것이어서 앞서 언급한 Watchmen사건과 유사한 면이 있어 보입니다.

이처럼 Chain of Title은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모든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고,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면 프로젝트 자체가 중도에 엎어질 수도 있고, 잘 만들어진 작품이 나중에 가서는 송사에 휘말려 상당한 손실을 입을 위험이 있는 것입니다.  Chain of Title은 대부분 계약서들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어떠한 계약서들을 요구하여야 하고 제출받은 계약서들의 내용이 충분한지 등 Chain of Title의 확인작업은 변호사의 도움을 얻어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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