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9연방항소법원, “스포츠 게임과 영화는 다르다”, 실제 운동선수가 등장하는 EA 비디오게임에 대해 퍼블리시티권 침해는 인정, 상표법 위반은 부정

08/02/2013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서는 비디오 게임에 실제 운동선수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을 두고 그 당사자인 선수들과 비디오게임 제작 회사 사이에 적지 않은 갈등이 있어 왔다.  프로 스포츠가 하나의 거대한 사업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이고, 이를 지탱하는 라이센싱 계약관계가 촘촘히 맺어져 있는 미국이라는 곳에서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사실 문제의 사건은 프로 스포츠가 아니라 아마추어 대학 운동선수, 그리고 오래 전 프로선수로 활동하다 은퇴한 선수에 관한 것이다.

문제는, 대학 선수들을 관리, 감독하는 NCAA(미국대학스포츠선수협회)와 EA의 게임 라이센싱계약을 통해 대학 선수들이 비디오 게임 속에 등장하게 되고 그에 따라 NCAA가 막대한 라이센싱 수입을 얻으면서도, 정작 대학 선수 본인들은 아마추어리즘이라는 명분 아래 이익금을 전혀 분배받지 못해 왔다는 것이다.  이에 몇몇 선수들이 2009년부터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주장하며 EA와 NCA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했던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이에 관한 예전 포스트는 여기, 여기(이상 Sam Keller 소송), 여기(Ed O’Bannan 사건), 여기(Ryan Hart 소송)를 참조}.

은퇴한 프로선수가 제기한 소송도 그 배경은 유사하다.  5,60년대 프로 미식축구 무대에서 활약하던 짐 브라운이라는 선수가 지난 2008년에 제기한 소송인데, 그는 EA가 NFL Madden 게임에 자신을 연상케 하는 선수를 등장시키면서 자신의 허락을 받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하였다(이에 관한 예전 포스트는 여기).

그리고, 비디오게임 업계와 스포츠 업계는 물론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걸쳐 큰 관심을 끌었던 이 두 사건에 대해, 미국 제9연방항소법원은 지난  7월 31일 판결을 선고하였다(공교롭게도 같은 재판부가 두 사건을 심리하였다).  우리나라와 달리 Read the rest of this entry »


미국 연방항소법원, 실제 선수의 등장을 연상케 하는 NCAA Football 게임에 대해 퍼블리시티권 침해 인정

05/22/2013

그림 88선수단체가 비디오게임 등 라이센싱 계약을 관리하고 있는 미국에서 어떻게 위와 같은 재판이 벌어질 수 있었는지 의아스러울 수도 있으나, 이 사건은 NFL과 같은 프로축구선수에 관한 것이 아니라 아마추어 대학미식축구 선수에 관한 것이다.  대학미식축구(NCAA)의 경우에는 아마추어리즘이라는 기치 아래 선수들의 라이센싱 계약이 금지되고 있다. 이 경우 EA와 같은 비디오게임제작사는 NCAA협회를 통해 대학미식축구에 관한 라이센싱을 진행해왔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선수들은 라이센싱계약에 따른 수익을 분배받지 못해왔다는 점이다(이 역시 아마추어리즘의 문제와 연결된다). 그리하여 얼마 전부터 졸업한 대학미식축구선수들이 비디오게임제작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왔는데, 그 내용은 바로 EA등이 자신의 허락 없이 비디오게임속에 자신의 이미지를 사용하여 이득을 얻었다는 것이다. 퍼블리시티권 침해 소송이다.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판결은 이 중 Rutgers 대학 쿼터백 출신인 Ryan Hart가 Electronic Arts(EA)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여타 유사한 소송에 대한 설명으로는 여기를 참조)

1심에서는 EA의 승리였다.  상당히 의외의 결과라고 생각됐었는데, 당시 법원은 선수의 퍼블리시티권보다 비디오게임제작사의 표현의 자유가 더 우선한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러던 올해 5월 제3연방항소법원은 1심을 파기하고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인정하였다. 법원은 종래 미국법원이 해왔던 대로, 과연 EA의 비디오게임이 단순히 선수의 이미지를 카피하는 것을 넘어서는 창작적 변형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지를 검토하였다(transformative use). 그 결과 법원은 “풋볼 선수가 풋볼 경기를 하는 모습을 재현해내는 것은, 그것이 디지털기술을 이용하였다거나 interactive한 요소를 추가하였다 하더라도 Read the rest of this entry »


퍼포먼스 마케팅 또는 이른바 매복 마케팅(Ambush Marketing)을 둘러싼 법률 이슈들

10/16/2012

퍼포먼스 마케팅

지난 4월 호주 시드니의 애플스토어 앞에서는 ‘깨어나라(wake up)’라는 문구가 쓰인 대형 버스에서 검은 옷을 입고 내린 사람들이 매장 앞에서 같은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것이 언론의 관심을 끈 바 있다.  이 사건은 애플과 경쟁관계에 있는 모 통신기기 제조회사가 자신의 사업에 대한 사람들의 끌기 위한 퍼포먼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종래와 같은 종이나 방송매체 대신 소비자들이 모인 장소에서의 계획된 행동, 행사 내지 전시를 통해 자신의 상품과 서비스를 광고하는 이른바 ‘퍼포먼스 마케팅’이 광고업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그 목적과 구현방식이 다양한 만큼, 법률적인 검토 또한 각각의 구현양식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주로 법적인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경쟁사의 영업장소 인근에서 경쟁사 제품에 대한 부정적 메세지를 전달하거나 자사 제품과 비교하는 경우, 또는 정식 후원업체가 아닌 업체가 올림픽과 같은 특정 이벤트의 유명도를 이용하기 위해 행하는 이른바 매복 마케팅(ambush marketing)의 경우이다.

우선 위 애플스토어 사례와 같이 경쟁사의 영업장소 인근에서 경쟁사 제품에 대한 부정적 메세지를 전하거나 자사 제품과 비교하는 퍼포먼스 광고 시 법적으로 유의하여야 할 사항을 살펴 본다.  이와 같은 광고는 자칫하면 경쟁사 제품에 대한 허위비방광고나 불공정한 비교광고에 해당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주의하여야 함은 당연하다.  특히 퍼포먼스 마케팅의 속성상 그 광고효과가 즉각적이고 소비자들의 인식에 깊이 각인된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혼동 방지라는 관점에서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기존의 전통 매체를 통한 광고에서와 같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의 금지 조항의 적용이 될 여지가 있을 것이나, 한편으로 동법은 Read the rest of this entry »


[Hollywood Biz] In Art Deal, There Is No Lawyer But Art-Loving People

04/11/2012

고액의 미술품 거래도 결국은 법률행위(매매)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한 법률가나 법의 개입은 어느 정도 당연히 예상되는 부분이다.  미국의 경우 많은 수의 소위 Art Lawyer들이 뉴욕과 LA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대부분은 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litigator들이다.  이와 달리 계약 단계에서 Art Law 특유의 법률자문을 제공하는 contract lawyer는 손을 꼽을 정도로 적다.  그 이유는 미술품 거래가 갖는 다음과 같는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미술품 거래가 갖는 casual한 측면이다.  수천만불짜리 미술품의 거래도 단 한 장짜리 서류(인보이스)가 고작이라고 한다.  한국의 경우라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닐 수 있지만, 어지간한 거래에 수십쪽, 수백쪽 짜리 계약서가 오고 가는 미국이라는 것을 놓고 생각하면 상당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만큼 변호사의 할 일이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경우 Art 거래를 규율하는 법률(딜러들을 규율하는 특별법)이 없다는 점도 이유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미술품 거래에서 문제되는 많은 부분들이 일반법이라는 느슨한 법망을 피해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물론 그렇더라도 Read the rest of this entry »


영국 법원, 스포츠 중계권 지역할당 방식의 담합행위 성립 여부와 스포츠 중계방송의 저작물성에 대해 판단

03/02/2012

Pub Landlady 사건

지난 2월 영국 법원은 스포츠 중계권과 관련하여 의미 있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영국 프리미어 축구구단 협회(FAPL)는 프리미어리그 축구 TV중계권을 유럽연합 국가에 판매하면서 각 국가 별로 하나의 방송사에 독점적인 중계권을 부여하고, 해당 국가별로 위성방송 신호를 암호화하여 송출하였습니다.  그리고, 각 국가별 방송사는 위성방송 디코더를 다른 국가의 거주민에게 판매하지 않을 계약상 의무를 부담해 왔습니다.  그런데 영국의 어느 선술집 여주인(pub landlady)이 프리미어리그 위성방송 시청료가 싼 국가의 위성방송 디코더(사안의 경우 그리스 위성방송이었음)를 구입하여 손님들에게 축구시합 중계방송을 시청토록 한 것이 문제가 되었고, FAPL은 이것은 자신들의 스포츠중계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던 것입니다(이른바 “Pub Landlady 사건”).

사건의 쟁점 및 영국 법원의 판단

위 사건에서는 두 가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하나는, 위와 같은 스포츠 중계권의 지역할당 방식과 이를 담보하기 위한 디코더의 지역 외 판매금지 조건 부과가 EU조약이 금하는 경쟁제한행위(카르텔/담합행위, TFEU Article 101)에 해당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스포츠중계권이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지였습니다.  이에 대해 영국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습니다.

“FAPL의 스포츠중계권 지역할당 방식 자체는 경쟁제한행위(담합)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FAPL이 라이센싱 계약에 수반하여 국가별 방송사로 하여금 자신의 디코더를 다른 국가 거주자에게 Read the rest of this entry »


[광고와 법] 광고모델 계약과 품위유지의무

02/12/2012

품위유지의무란?

최근 일부 유명 연예인들의 행동(노래 표절, 동영상 유출, 마약류 복용 등)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동 연예인들을 광고모델로 기용한 광고주들의 입장이 난처해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보통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의 광고출연/협찬계약(Endorsement Agreement)에는 이른바 ‘품위유지조항(Morals Clause)’이라는 것을 두게 됩니다.  즉, 광고에 출연하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에게 해당 기업(광고주)이나 해당상품(서비스)의 이미지에 해가 될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지요.  구체적인 계약서 문구는 각각의 경우에 따라 다르나, 대략적으로 “광고모델은 계약기간 중 자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사회적, 도덕적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광고주의 제품 및 기업이미지를 훼손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정도의 계약서 문구가 많이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광고모델이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면 광고주는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고 광고모델에게 소정의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광고주가 연예인 등에게 거액의  출연료를 지급하는 이유는 Read the rest of this entry »


서울중앙지방법원, 박진영 작곡 “섬데이”에 대해 일부 표절 인정 – 음악 표절의 성립요건, 소송에서의 방어 방법 등

02/10/2012

음악 표절 소송

지난 2월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1민사부는 박진영씨가 작곡한 ‘섬데이’가 작곡가 김신일씨의 곡 ‘내 남자에게’를 일부 표절했다고 판결했습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법원은 “섬데이의 후렴구 네 마디와 김씨 노래의 대비 부분이 현저히 유사한 점을 고려하면 박씨가 사실상 김씨의 곡에 의거해 노래를 만든 것으로 추정”되고, “박씨는 노래를 만들 때 타인 작품에 대한 침해 여부를 확인해야 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김씨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 및 성명표시권을 침해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이 박진영씨에게 지급을 명한 위자료액은 2,167만원이라고 합니다(관련 기사는 여기).

음악 표절 문제는 논란은 많지만 막상 법의 잣대로 ‘분명히 이것은 표절이다’라고 판단하기는 상당히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음악은 다른 표현양식과 달리 표현방법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7개의 기본음을 사용하고, 리듬이나 화성이라는 것도 이미 청중의 귀에 익숙해져 있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많은 표절 논란들이 말 그대로 논란 수준에서 그치고, 표절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재판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법원이 음악(가요곡)의 표절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는 점은 상당히 주목할 만합니다(참고로 지난 2006년경에도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에 대한 표절 판결이 있었습니다).

음악 표절의 성립 요건 및 소송에서의 방어 방법

법적으로 음악 표절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표절이 문제되는 곡의 작곡자가 원곡에 근거하여(이른바 ‘의거관계’ 또는 ‘접근가능성’) 그와 실질적으로 유사한 노래(이른바 ‘실질적 유사성’)를 만든 경우여야 합니다.  아울러 원곡은 고유한 창작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표절 소송에서 피고측은 Read the rest of this ent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