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9연방항소법원, “스포츠 게임과 영화는 다르다”, 실제 운동선수가 등장하는 EA 비디오게임에 대해 퍼블리시티권 침해는 인정, 상표법 위반은 부정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서는 비디오 게임에 실제 운동선수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을 두고 그 당사자인 선수들과 비디오게임 제작 회사 사이에 적지 않은 갈등이 있어 왔다.  프로 스포츠가 하나의 거대한 사업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이고, 이를 지탱하는 라이센싱 계약관계가 촘촘히 맺어져 있는 미국이라는 곳에서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사실 문제의 사건은 프로 스포츠가 아니라 아마추어 대학 운동선수, 그리고 오래 전 프로선수로 활동하다 은퇴한 선수에 관한 것이다.

문제는, 대학 선수들을 관리, 감독하는 NCAA(미국대학스포츠선수협회)와 EA의 게임 라이센싱계약을 통해 대학 선수들이 비디오 게임 속에 등장하게 되고 그에 따라 NCAA가 막대한 라이센싱 수입을 얻으면서도, 정작 대학 선수 본인들은 아마추어리즘이라는 명분 아래 이익금을 전혀 분배받지 못해 왔다는 것이다.  이에 몇몇 선수들이 2009년부터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주장하며 EA와 NCA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했던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이에 관한 예전 포스트는 여기, 여기(이상 Sam Keller 소송), 여기(Ed O’Bannan 사건), 여기(Ryan Hart 소송)를 참조}.

은퇴한 프로선수가 제기한 소송도 그 배경은 유사하다.  5,60년대 프로 미식축구 무대에서 활약하던 짐 브라운이라는 선수가 지난 2008년에 제기한 소송인데, 그는 EA가 NFL Madden 게임에 자신을 연상케 하는 선수를 등장시키면서 자신의 허락을 받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하였다(이에 관한 예전 포스트는 여기).

그리고, 비디오게임 업계와 스포츠 업계는 물론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걸쳐 큰 관심을 끌었던 이 두 사건에 대해, 미국 제9연방항소법원은 지난  7월 31일 판결을 선고하였다(공교롭게도 같은 재판부가 두 사건을 심리하였다).  우리나라와 달리 Continue reading “미국 제9연방항소법원, “스포츠 게임과 영화는 다르다”, 실제 운동선수가 등장하는 EA 비디오게임에 대해 퍼블리시티권 침해는 인정, 상표법 위반은 부정”

은퇴한 NFL선수 짐 브라운, EA를 상대로 제기한 ‘이미지 무단 도용’ 소송에서 패소

그림 24지난 9월 23일자 미국 LA법원의 판결입니다.  이 사건의 내용은 지난 번 포스트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미국 법원의 판결문을 읽어보니 한 가지 의아한(?)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판결문을 놓고 보면 짐 브라운은 자신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게 아니라 EA측이 게임 속에 자신의 이미지(likeness)를 이용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자신이 EA의 상품을 광고하거나 스폰싱하는 것으로 혼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한 것로 보인다는 점입니다{이는 미국 Lanham Act(상표법)상의 False Endorsement 법리에 바탕을 둔 것이랍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이 사건에서 가사 짐 브라운의 주장처럼 게임 속 익명의 선수가 짐 브라운을 가리키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로 인해 소비자들이 짐 브라운이 EA게임을 광고하거나 스폰싱하는 것으로 혼동할 여지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특히 게임과 같은 창작물에는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고, Continue reading “은퇴한 NFL선수 짐 브라운, EA를 상대로 제기한 ‘이미지 무단 도용’ 소송에서 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