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링권(right of sampling)을 인정한 독일 헌법재판소 판결과 샘플링의 적법성을 인정한 미국 연방제9항소법원의 판결

지난 6월 독일의 헌법재판소가 아티스트의 샘플링권을 인정한 판결을 내려 주목을 끌었다.  독일의 헌법재판소는 샘플링은 현대 음악의 한 쟝르인 힙합의 핵심적인 제작 기법이므로 샘플링을 금지하는 것은 예술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라고 판단하였다.  문제된 사안은 2초 분량의 음원을 샘플링한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로부터 얼마 뒤 미국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왔다.  마돈나의 Vogue가 0.2초 분량의 음원을 샘플링한 것이 문제된 사안에서, 미국 연방제9항소법원은 그와 같은 미미한 분량(de minimis)의 이용은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예전에는 연방제6항소법원이 de minimins 항변은 샘플링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데(Bridgeport) 이와 상반된 해석을 한 것이다.

샘플링이 기본적으로 남의 저작물을 카피하는 것이므로 저작권 침해 논쟁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대체적으로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는 분위기이지만, 샘플링도 다양한 형태가 있으므로 이를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위에서 문제된 사건들도 2초 분량, 0.2초 분량의 음원을 이용한 데 그쳤다.  개인적으로는 샘플링곡에서 원곡(샘플링된 곡)의 흔적을 Continue reading “샘플링권(right of sampling)을 인정한 독일 헌법재판소 판결과 샘플링의 적법성을 인정한 미국 연방제9항소법원의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SK텔레콤의 CF노래 ‘되고송’ 표절 아니다” – 샘플링(sampling)의 저작권 침해 논의에 대한 단초

이미 신문지상을 통해 보도된 내용입니다(관련 기사는 여기).  이 사건은 우리에게 친숙한 ‘노란 셔츠의 사나이’ 등의 작곡가가  SKT의 CF에 나오는 ‘되고송’이 자신들의 노래 일부를 차용, 짜집기해 만든 노래라며 소송을 낸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되고송’이 표절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요즘 유명 가수들의 표절 내지 표절 시비로 시끄럽습니다.  법적으로 표절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요 표절이 인정된 경우는 이른바 ”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 사건”이 거의 유일하지 않나 싶은데요(관련 기사는 여기).  표절 성립을 부인했다는 점에서 위 사건은 별반 특별할 것(?)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위 사건은 제게 그동안 샘플링의 저작권 침해 여부를 놓고 벌어진 논쟁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했습니다.  특히 기사가 소개한 아래와 같은 법원의 판단 부분이 그런데요.

“작곡자의 일관된 하나의 사상 또는 감정이 표현돼 창작된 하나의 곡에 있어서 그 곡의 일부를 구성하는 짧은 음의 배열이 별도의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기 위해서는 전체 곡과는 별도로 이를 구성하는 짧은 음의 배열자체에 전체 곡과는 구별되는 저작자의 사상 또는 감정이 창작적으로 표현돼야 한다…(중략)… Continue reading “서울중앙지방법원, “SK텔레콤의 CF노래 ‘되고송’ 표절 아니다” – 샘플링(sampling)의 저작권 침해 논의에 대한 단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