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의 재산을 압류할 경우, 자유선수계약금과 급료의 표시 방법에 대해

최근 법원에서 흥미로운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자유계약(FA, Free Agent)을 체결한 국내 모 프로야구선수의 채권자들이 선수가 구단으로부터 지급받을 급여와 자유선수 계약금을 압류하려고 한 모양인데요, 문제는 채권자들이 제출한 압류신청서에 있었습니다.

민사집행법은 채권압류 신청의 경우 “압류할 채권의 종류와 액수”를 밝히도록 했는데요, 채권자들은 압류할 채권을 “급료(계약금의 분할지급, 입단계약금 중 잔여금)”이라는 식으로 기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문제는 “자유선수 계약금”은 “급료”로 볼 수 없는 것이어서, 과연 위 압류명령의 효력이 “급여”에만 미치는 것인지, 아니면 급여 이외에 자유선수 계약금에도 미치는 것인지가 문제된 것이지요.

이에 대해 법원은, 프로야구선수의 자유선수 계약금이 ‘일한 데에 대한 보수나 대가’를 의미하는 사전적 의미의 급료와 그 성질이 다르기는 하나, 일반적으로 ‘급료’라는 단어는 위와 같은 사전적 의미보다 넓게, 고용주나 그와 비슷한 지위에 있는 자로부터 받는 일체의 금전적 급부를 의미하기도 점, 한글맞춤법상 소괄호는 해당 단어의 주석, 설명 등을 넣을 적에 쓰이는 것이어서 ‘급료’라는 단어 옆 소괄호 안에 기재된 단어가 반드시 위와 같은 사전적 의미의 급료와 같은 성질을 갖거나 그 하위 개념을 가리킨다고 볼 수는 없는 점, 소외인과 소외 회사 사이에 사전적 의미의 급료와 같은 성질을 갖는 (입단) 계약금은 상정할 수 없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위 압류신청서에 따른 압류할 채권에는 “자유선수 계약금”도 포함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사실 이와 같은 문제는 압류신청서뿐만 아니라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에도 생길 수 있는 부분입니다.  계약서 문구에 괄호를 사용하는 경우 그것이 ‘한정적 열거'(즉 괄호 안에 기재된 것만 해당되고 나머지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인지)인지 아니면 예시에 불과한 것인지 불분명한 경우도 있고, 하다 못해 “또는”, “및”, “및/또는” 중 어느 것을 쓰느냐에 따라 법률관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런 연유로 미국에서는 계약서 문구 하나 하나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자세히 규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만큼 법률서류를 작성할 때에는 계약(contract)전문 변호사의 자문을 받는 것이 당연히 여겨지고 있지요.

위 사건에서 채권자들은 괄호를 사용할 것이 아니라 “급료 및 자유선수계약금”이라는 식으로 병렬적으로 기재했어야 했습니다.  채권자들을 대리하여 서류를 작성한 변호사가 과연 ‘자유선수 계약금이 급료와 다르다’는 점을 알고 쓴 것인지 아니면 그런 사실을 몰라 실수를 한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채권자들에게는 다행히도 법원이 유연한 해석을 해 줌으로써 구제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마터면 채권자들은 계약금 부분을 날려버릴 수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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