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 속 실존 인물 캐릭터에 재현된 문신이 문신에 대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비디오 게임이 고도의 현실감을 추구함으로써 게임 개발회사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리고 이와 맞물려 게임의 현실성을 배가시키는 요소에 대해 현실 세계에서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자가 게임 개발회를 상대로 저작권, 상표권, 퍼블리시티권을 주장하며 이익 분배를 주장하고 나서는 경우도 늘고 있다.

예를 들어 게임 속에 실제 운동 선수를 등장시키거나, 게임 속 캐릭터에 실제 유니폼을 입히거나, 실존 가수와 외모가 유사한 캐릭터를 등장시키거나, 게임 속 배경이 되는 가게나 장소를 실제와 동일하게 묘사하거나, 게임 속에 유명 브랜드 로고를 등장시키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관련 포스트: 비디오 게임에 실존 인물의 이름, 이미지 등을 사용하는 경우의 법률문제 – 미국 법원의 Grand Theft Auto 사건, John Dillinger 사건, No Doubt 사건

이 글에서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의 캐릭터에 해당 인물의 문신(tattoo)을 재현한 경우 이것이 문신에 대한 저작권을 침해하였는지와 관련하여 어떤 법적 쟁점이 문제되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NBA2K 사건

미국의 경우 Take-Two Interactive Software의 NBA 2K 게임 속 현역 선수의 캐릭터에 실제의 문신이 재현된 것에 대하여 문신에 대한 저작권을 보유하는 회사가 저작권 침해를 주장한 사건(2020년)이 있었다.

이에 대하여 게임 개발회사는 ① 게임 속 문신의 이용은 사소한 사용(de minimis)에 불과하고, ② 문신 아티스트는 문신 시술을 받은 자가 해당 문신을 자신의 인적 표지의 일부로서 사용하는 데 대해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보아야 하며, ③ 공정이용(fair use)에도 해당하므로, 저작권 침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Southern District Court of New York은 이와 같은 게임 개발회사의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 저작권 침해 주장을 기각하였다.

사소한 이용의 항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국 법원은 게임 플레이 속에서 차지하는 문신의 비중이 매우 작고 때로는 어떤 모양새인지조차 분간하기 힘들 정도이므로 저작권 침해 요건인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주장① 관련).

문신에 대하여 저작권을 인정하는 근저에는 섬세한 선의 표현이나 색의 농담 등의 표현 요소가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는데, 비디오 게임은 화면 크기 등의 제한으로 인해 그와 같은 특징적인 표현 요소를 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게임 속의 문신은 해당 선수가 어떤 문신을 하고 있다는 점만을 표현하는 요소일 뿐 문제되는 문신의 창작적 표현을 재현한 것이라고는 보기 힘들어질 것이다.

묵시적 허락의 항변

다음으로, 문신 시술자가 문신에 대하여 저작권을 보유하는 것으로 보는 경우에도 문신은 사람의 신체에 반영구적으로 부착되어 그 사람의 외모의 일부를 구성하므로 이에 대해 개인이 갖는 인격권 내지 지배권과 창작자가 갖는 저작권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지의 문제가 발생한다.

미국 법원은 이른바 ‘묵시적 허락’의 법리를 동원하여 이 경우 개인의 인격권이 우선한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렸다(주장② 관련). 과연 이와 같이 해석하지 않으면, 예를 들어 얼굴 일부에 문신을 한 경우, 극단적으로 저작권자에게 유리한 해석을 한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얼굴 사진을 찍을 때마다 저작권자인 문신 시술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사뭇 어색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이는 이른바 퍼블리시티권과 그에 따르는 이익 분배의 문제와도 연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이 부분에 있어 문신 시술자가 문신 보유자에게 문신의 사용을 허락한 것이 어떻게 게임 개발회사의 사용이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는 것인지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 이유는 게임 개발회사는 보통 스포츠 운영단체를 통하여 소속 선수들의 외모 기타 개인정보에 관한 이용허락을 받는 것이 보통인데, 미국의 프로 스포츠 단체의 경우는 선수 단체와의 협약을 통해 개별 선수들의 성명, 기록, 외모 등의 인적 표지(identity)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수여받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NBA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본건에서 문제의 문신을 몸에 지닌 선수들은 NBA에게 자신의 외모를 게임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권한, 또는 그와 같은 권한을 게임 개발회사에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고,게임 개발회사는 NBA로부터 라이센스를 얻었다고 한다.

공정이용의 항변

마지막으로 공정이용에 관하여 본다. 공정이용은 저작권 침해 재판에서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슈이다. 공정이용이란 타인의 저작물의 일부를 학술, 비평 등의 목적으로 정당한 범위 안에서 사용하는 것으로서 저작물의 이용에 저작권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저작권 침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저작권법 제28조에서는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이라는 제목으로 이를 규정하고 있다(관련 포스트).

미국법상 공정이용(Fair Use)에 해당되기 위해서는 (i) 사용의 목적과 성격(상업적 목적이 있는지 아닌지, 저작물을 얼마나 변형하였는지. 반드시 외형적 변형만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가능), (ii) 사용된 저작물의 성격(문제되는 저작물이 창작물의 성격을 지니는지 아니면 단순한 사실의 표현에 그치는지, 저작물이 공표된 정도는 어떠한지), (iii) 저작물이 사용된 정도, (iv) 저작물의 시장가치를 해하지는 않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게 된다.

이 사건에서 미국 법원은 (i) 문제의 문신은 공표된 저작물에 해당하고, (ii) 디자인의 중점이 사실적 묘사에 있으며, (iii) 게임의 현실감 제고라는 변형의 목적으로 사용되었고, (iv) 본건 사용으로 인하여 해당 문신의 상업적 가치가 감소한 것으로 아니라는 이유로 게임 개발회사측의 공정이용 주장을 받아들였다(주장③ 관련).

실무에의 시사점

미국 법원이 이와 같은 판결을 내렸지만 이것이 우리나라 법원에서도 동일하게 채용될 것이라고 말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미국에서도 위 사건 이후에도 비슷한 내용의 분쟁이 다수 발생하였고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통일되어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다만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측과 이를 방어하는 게임 개발회사 사이에서는 거의 언제나 위에 언급된 쟁점을 두고 법적 공방이 벌어지고 있으므로 이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특히 게임 개발회사의 법무 담당자 입장에서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이와 같은 법적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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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링권(right of sampling)을 인정한 독일 헌법재판소 판결과 샘플링의 적법성을 인정한 미국 연방제9항소법원의 판결

지난 6월 독일의 헌법재판소가 아티스트의 샘플링권을 인정한 판결을 내려 주목을 끌었다.  독일의 헌법재판소는 샘플링은 현대 음악의 한 쟝르인 힙합의 핵심적인 제작 기법이므로 샘플링을 금지하는 것은 예술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라고 판단하였다.  문제된 사안은 2초 분량의 음원을 샘플링한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로부터 얼마 뒤 미국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왔다.  마돈나의 Vogue가 0.2초 분량의 음원을 샘플링한 것이 문제된 사안에서, 미국 연방제9항소법원은 그와 같은 미미한 분량(de minimis)의 이용은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예전에는 연방제6항소법원이 de minimins 항변은 샘플링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데(Bridgeport) 이와 상반된 해석을 한 것이다.

샘플링이 기본적으로 남의 저작물을 카피하는 것이므로 저작권 침해 논쟁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대체적으로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는 분위기이지만, 샘플링도 다양한 형태가 있으므로 이를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위에서 문제된 사건들도 2초 분량, 0.2초 분량의 음원을 이용한 데 그쳤다.  개인적으로는 샘플링곡에서 원곡(샘플링된 곡)의 흔적을 Continue reading “샘플링권(right of sampling)을 인정한 독일 헌법재판소 판결과 샘플링의 적법성을 인정한 미국 연방제9항소법원의 판결”

미국연방대법원, “Aereo 서비스는 저작권 침해” (2)

1사건의 쟁점

미국저작권법상 저작권자에게는 Public Performance에 대한 독점적인 권리(공연권)가 인정되는데, 1976년도 개정법은 공연권의 개념을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전통적인 공연의 개념을 넘어, Transmission Clause라 하여 “저작물의 실연을 일련의 방법을 통해 공중에게 송신 내지 전달하는 행위”까지 포함하게 되었다.  Aereo서비스의 경우는 바로 이 Transmission Clause가 문제되었다.

연방대법원은 우선 Aereo가 공연(혹은 송신)이라는 행위 자체를 한 사실이 있는지와 만약 그와 같은 행위가 인정된다면 그와 같은 행위가 공중을 향해 (publicly) 이루어진 것인지를 쟁점으로 보았다.

송신행위의 주체 문제

결론적으로 다수의견은 개개의 이용자가 아니라 Aereo를 송신행위의 주체로 보았다.

Aereo측은 자신은 이용자의 시청을 위한 장비를 제공하는 데 지나지 않고 문제되는 방송신호의 수신과 송신(스트리밍)은 오로지 가입자의 의사와 조작에 기하는 것이므로 자신에게는 행위주체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지만, 다수의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다수의견이 내세운 근거는 (i) 1976 개정 저작권법이 transmission clause를 신설한 것은 종래의 장소적 개념에 기반한 공연권 조항으로는 포섭되지 않는 케이블방송사의 행위를 공연으로 인정하여 저작권법의 통제하에 두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 (ii) Aereo의 서비스 구조는 실질적으로 케이블방송사의 행위와 차이가 없고 따라서 케이블방송사를 규제하는 개정법(transmission clause)은 유사서비스인 Aereo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 부분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케이블방송이라는 것이 처음 태생했을 무렵 방송사업자와 케이블방송사 간에도 과연 케이블방송의 방송신호 수신 및 재전송 행위가 저작권법이 Continue reading “미국연방대법원, “Aereo 서비스는 저작권 침해” (2)”

미국연방대법원, “Aereo 서비스는 저작권 침해” (1)

aereo바로 오늘 그 동안 미국 방송업계는 물론 IT업계의 큰 관심을 끌었던 Aereo 사건에 대한 미국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방송사측의 역전승이었다. 연방대법원은 Aereo서비스에서 방송신호를 수신하여 전송하는 주체는 개개의 이용자가 아니라 Aereo라고 보았고, Aereo측의 주장대로 송신되는 신호와 이용자 간의 1:1 매칭(대응관계)이 이루어지더라도 ‘공중으로의 송신(transmission to the public)’에 해당됨에는 차이가 없다고 보았다(다수의견 6인, 소수의견 3인. 판결문: Aereo).

Aereo에 대하여는 이미 신문지상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가입자별로 소형 안테나를 설치 임대하여 공중파의 무료방송 신호를 수신한 뒤 이를 인터넷으로 전송해 주는 서비스이다. 어느 용감무쌍한 사업가가 명민한 변호사의 검토를 받고 런칭한 서비스다. 방송사들이 가만히 있었을 리 없다. 미국의 주요 방송사들은 Aereo가 기존의 케이블회사와 실질적으로 동일하면서도 다른 케이블사업자와 달리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은 채 저작물(TV프로그램)을 공중에 재송신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이를 금지시켜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하지만, 1심과 2심은 방송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금번 미국연방대법원은 그와 같은 하급심 판결을 파기하고 Aereo의 위법성을 분명히 확인한 것이다.

본 블로그에서도 여러 차례 다루었듯이 국내와 미국은 물론 일본, 싱가폴 등 세계 각지에서 시청자들의 보다 자유로운 시청을 위하여 인터넷과 관련 기기 내지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신호를 재전송하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것이 시청자들에게 시간과 장소는 물론 기기(device)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그와 같은 서비스가 방송사업자가 아닌 제3의 업체에 의해 제공되고 해당 업체가 이를 통해 이득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는 과연 그와 같은 서비스가 각국의 저작권법상 인정되는 방송사업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가 문제되어 왔던 것이다. 지금까지의 각국 법원의 결론을 간략히만 살펴보면, 우리법원과 일본법원은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본 반면, 싱가폴과 미국 법원은 저작권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다만, 싱가폴 법원의 사건은 항소여부나 확정여부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문제의 핵심은 과연 저작권 침해 여부가 문제되는 행위(즉, 방송프로그램의 전송, 복제)를 한 주체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개의 이용자 본인인지 아니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자동화프로그램 내지 안테나 등 관련 기기를 제공하는 서비스제공자인지에 있었다. 만약 개개의 이용자를 행위주체로 본다면 서비스제공자는 Continue reading “미국연방대법원, “Aereo 서비스는 저작권 침해” (1)”

미국 연방항소법원, “자동 광고 건너뛰기 기능이 부가된 방송 녹화서비스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

그림 1미국의 제9연방항소법원이 어제 내린 판결이다.  이 사건은 미국의 3대 위성방송사업자인 Dish Network(“Dish”)의 셋톱박스(STB)가 제공하는 PrimeTime Anytime과  AutoHop이라는 기능(이하 “AutoHop”이라고만 한다)과 관련된다.  AutoHop은 간단히 얘기하면 RS-DVR에 Automatic Commercial Skipping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Dish 가입자가 AutoHop을 기동하면 4대 메이저 방송사의 저녁 황금시간대 프로그램 1주일치가 자동적으로 녹화된다.  특이한 점은 해당 프로그램은 1차적으로는 Dish의 메인 서버에 녹화된다는 것이고(RS-DVR) 녹화된 프로그램을 재생하면 (시청자가 따로 돌려보지 않는 한) 프로그램 중간중간의 광고들은 자동으로 건너뛰기가 된다는 것이다(Commercial Skipping).

폭스 방송사는 AutoHop이 방송물에 대한 자신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서비스 제공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였다.  AutoHop 서비스에는 방송저작물의 복제가 발생하는데, 이는 자신의 허락이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저작권 침해라는 것이다.  물론 소송 제기 이면에는 방송프로그램의 녹화 자체보다는 ‘광고건너뛰기’ 기능에 대한 방송사의 거부감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을 것이다.  사실 그동안의 언론보도도 그 포커스가 ‘광고건너뛰기’ 기능에 맞춰졌었던 것 같다.

1심법원은 폭스 방송사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제9연방항소법원도 폭스 방송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사실 이와 같은 결과는 이미 상당 부분 예견되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왜냐하면 이미 미국에는 이른바 ‘케이블비전 사건‘(Cartoon Network LP v. CSC Holdings, Inc.)이라 하여 RS-DVR서비스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는 판례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은 ‘케이블비전 사건’ 이후 진화하는 미국의 RS-DVR서비스에 대해 기존의 법과 판례가 어떠한 양상으로 추급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Continue reading “미국 연방항소법원, “자동 광고 건너뛰기 기능이 부가된 방송 녹화서비스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

미국 연방항소법원, 실제 선수의 등장을 연상케 하는 NCAA Football 게임에 대해 퍼블리시티권 침해 인정

그림 88선수단체가 비디오게임 등 라이센싱 계약을 관리하고 있는 미국에서 어떻게 위와 같은 재판이 벌어질 수 있었는지 의아스러울 수도 있으나, 이 사건은 NFL과 같은 프로축구선수에 관한 것이 아니라 아마추어 대학미식축구 선수에 관한 것이다.  대학미식축구(NCAA)의 경우에는 아마추어리즘이라는 기치 아래 선수들의 라이센싱 계약이 금지되고 있다. 이 경우 EA와 같은 비디오게임제작사는 NCAA협회를 통해 대학미식축구에 관한 라이센싱을 진행해왔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선수들은 라이센싱계약에 따른 수익을 분배받지 못해왔다는 점이다(이 역시 아마추어리즘의 문제와 연결된다). 그리하여 얼마 전부터 졸업한 대학미식축구선수들이 비디오게임제작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왔는데, 그 내용은 바로 EA등이 자신의 허락 없이 비디오게임속에 자신의 이미지를 사용하여 이득을 얻었다는 것이다. 퍼블리시티권 침해 소송이다.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판결은 이 중 Rutgers 대학 쿼터백 출신인 Ryan Hart가 Electronic Arts(EA)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여타 유사한 소송에 대한 설명으로는 여기를 참조)

1심에서는 EA의 승리였다.  상당히 의외의 결과라고 생각됐었는데, 당시 법원은 선수의 퍼블리시티권보다 비디오게임제작사의 표현의 자유가 더 우선한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러던 올해 5월 제3연방항소법원은 1심을 파기하고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인정하였다. 법원은 종래 미국법원이 해왔던 대로, 과연 EA의 비디오게임이 단순히 선수의 이미지를 카피하는 것을 넘어서는 창작적 변형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지를 검토하였다(transformative use). 그 결과 법원은 “풋볼 선수가 풋볼 경기를 하는 모습을 재현해내는 것은, 그것이 디지털기술을 이용하였다거나 interactive한 요소를 추가하였다 하더라도 Continue reading “미국 연방항소법원, 실제 선수의 등장을 연상케 하는 NCAA Football 게임에 대해 퍼블리시티권 침해 인정”

미국 법원, “EA Sports의 Madden NFL 게임에 실제 유니폼을 사용한 것은 공정이용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림 1511월 19일자 미국 매릴랜드 District Court의 판결이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법원이 내린 결론보다도 “어떻게 EA 스포츠 게임에서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가”하는 점이었다.  주지하다시피 NFL측은 각 팀의 유니폼이나 팀로고에 대한 저작권을 따로 관리하면서 이를 라이센싱을 주고 있다.  EA와 NFL 사이에 라이센싱 계약이 체결되었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어떻게 저작권 침해이니 공정이용이니 하는 분쟁이 생길 수 있단 말인가.

정답은 NFL측이 문제의 유니폼(보다 정확히는 팀로고)에 대한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자신이 보유하지도 않는 저작물에 대해 라이센싱을 주었다는 말이다.  문제의 구단(볼티모어 레이븐스) 팀로고가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결이 난 때는 1998년경이고 그 때 레이븐스는 문제의 로고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런데도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EA게임에서 다시 문제가 불거진 이유는  EA게임이 스페셜 피쳐로 ‘구식유니폼 선택’ 기능을 제공하면서였다. EA측은 미식축구 게임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재미를 배가시키기 위해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과거 유니폼 로고를 게임에 등장시키기로 하였으나, 볼티모어(NFL)측은 그에 관한 저작권이 없었던 것이다.

EA측은 게임 속에 문제의 로고를 사용한 것은 공정이용에 해당되므로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응수하였다.  그러나 미국 법원은 Continue reading “미국 법원, “EA Sports의 Madden NFL 게임에 실제 유니폼을 사용한 것은 공정이용에 해당되지 않는다””

비디오 게임에 실존 인물의 이름, 이미지 등을 사용하는 경우의 법률문제 – 미국 법원의 Grand Theft Auto 사건, John Dillinger 사건, No Doubt 사건

영화는 되고, 게임은 안 되는가?

실존인물이 등장하는 영화는 많다.  그리고 이 경우 해당 영화가 실존인물의 초상권이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명예훼손의 문제는 별론으로 한다).  보통 그 이유는 실존인물이 ‘공인’의 지위에 있기 때문이라거나, 영화는 예술작품이므로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문제되는 상업적 행위(이용)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비디오게임’은 어떠한가?  비디오게임 속에 실존인물이 등장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가?  비디오게임과 영화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일부 비디오게임 쟝르에서 보이듯이 드라마틱한 스토리라인의 전개와 다양한 등장인물, 효과, 앵글, 배경음악 등 ‘영화 같은 비디오게임’도 있고 그 발전 가능성 또한 매우 높으므로,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법적 논쟁에 있어서도 비디오 게임 또한 영화와 마찬가지로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올 여지가 있는 것이다.

게임 속 캐릭터는 실존인물과 얼마나 비슷해야 하는가?

이와 관련하여 얼마 전 미국 법원이 내린 판결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안은 Take-Two Interactive의 그 유명한 Grand Theft Auto : San Andreas (GTA) 게임과 관련된 것이다.  원고는 GTA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바로 자신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GTA의 개발자와 캐릭터 설정을 위한 인터뷰를 한 적이 있고, 그 때 “gang and street life”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한 바 있다고 한다.  이후 발매된 GTA 속 주인공의 모습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느낀 원고는 게임개발사측이 자신의 이미지와 아이디어를 허락없이 게임 속에 사용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미국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미국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외모적 공통성(머리/피부색, 체형 등)은 일반적인 신체적 특성에 불과하여 퍼블리시티권 침해는 발생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또한 법원은 피고의 게임은 원고의 인적 이미지와 관련되지 않은 다수의 창작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퍼블리시티권 침해는 성립할 수 없다고 보았다.  두 번째 이유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Continue reading “비디오 게임에 실존 인물의 이름, 이미지 등을 사용하는 경우의 법률문제 – 미국 법원의 Grand Theft Auto 사건, John Dillinger 사건, No Doubt 사건”

저스틴 비버, 모바일 앱 게임 “Joustin’ Beaver”에 대해 퍼블리시티권 침해 주장 – 게임 속 캐릭터가 유명인과 비슷한 경우의 법률문제, 게임산업과 표현의 자유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Jounstin’ Beaver vs. Justin Biber

오늘자 TMZ의 보도에 따르면, 유명 가수 저스틴 비버가 자신을 따라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 제목도 자신의 이름과 비슷) 모바일 앱 게임 “Joustin’ Beaver”가 자신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며 제작사를 상대로 즉각적인 퍼블리싱 중단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문제의 게임은 저스틴 비버의 이름이나 사진, 노래가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비버(beaver) 한 마리가 뗏목 같은 것을 타고, 마치 마상시합을 하는(jousting) 기사처럼 장애물을 피해 강물을 타고 내려가는 게임이라고 합니다.  현재 아이튠즈 앱스토어에서 0.99달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퍼블리시티권?

퍼블리시티권은 자신의 성명, 초상 기타 인적 동일성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상업적 이용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자세한 내용은 여기).  저스틴 비버 측에서는 게임 속 캐릭터가 저스틴 비버에 바탕을 두고(based on) 묘사된 것이라는 점, 게임 설명과 홍보가 전체적으로 저스틴 비버의 이름과 명성에 기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제작사측에서는 이는 패러디에 해당되어 표현의 자유로서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분쟁 사례들

예전에도 비슷한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세가(Sega)의 비디오 게임 Space Channel 5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그룹 Deee-Lite의 리드싱어 Kirby를 닮았다는 점이 문제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법원은 비디오게임이 상업물이기는 하지만 창작물로서 보호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후, 게임 속 캐릭터와 실존 가수 간의 외양이 Continue reading “저스틴 비버, 모바일 앱 게임 “Joustin’ Beaver”에 대해 퍼블리시티권 침해 주장 – 게임 속 캐릭터가 유명인과 비슷한 경우의 법률문제, 게임산업과 표현의 자유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유명인의 초상이나 사진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작품, 문제없나? 예술 창작과 표절의 한계 – 아울러 당신의 저작권법 센스는 어느 정도?

얼마 전 법률자문을 제공한 사례 중에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유명인의 초상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는 화가의 작품을 원본, 포스터, 티셔츠 등의 형태로 판매하려는 데 법적으로 문제될 것는 없는지?”

통상 이런 경우 초상권, 퍼블리시티권, 사진저작권(이하 단순히 “저작권”)의 침해 여부가 문제됩니다.

아래 열거된 사진들은 미국에서 퍼블리시티권 또는 저작권 침해가 문제된 실제 사례들입니다.  이런 문제는 기존의 작품을 이용하여 무언가 비틀거나 새로운 이미지 또는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현대 작가들, 특히 팝아트나 거리예술가들의 작품에서 자주 문제되는 것 같습니다.

어떠세요?  저작권 침해로 보이시나요?  아니면 공정한 이용(fair Use) 또는 표현의 자유로서 적법한 것으로 봐야 할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답을 아래 댓글로 남겨주십시오.   여러분의 저작권법 센스를 알아보는 것은 물론 우리들의 생각과 미국 법원의 판결를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입니다.

1. 앤디 워홀

설명이 필요 없는 앤디 워홀의 Continue reading “유명인의 초상이나 사진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작품, 문제없나? 예술 창작과 표절의 한계 – 아울러 당신의 저작권법 센스는 어느 정도?”

소소한 얘기들 Tweet!

1. “The Revolution Will Not Be Televised”…Gil Scott-Heron Dead at 62…Billboard.biz http://t.co/AZIDB2A

2. 미국 연방항소법원(9th Circuit), “경쟁사의 상표를 검색광고(AdWords)의 키워드로 사용하는 것은 적법”..http://bit.ly/fFyFKp

3. 저작권자의 동의없이 감행?된 아마존의 Music Cloud Service가 화제

기본적으로는 아마존의 주장에 동의하나 디지털음원의 사용이 license인지 sale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수도..LA Times 보도 http://t.co/H03vPqV

4. Electronic Arts Regains Major League Baseball License For Facebook Game http://t.co/jq2g26s

여타 게임 플랫폼에 대한 라이센스는 라이벌인 Take-Two가 보유 중이라고

5. Court rules for Facebook, against Winklevosses – MarketWatch – http://on.mktw.net/gMuk6o

6. Online Ad Revenues Hit Record High: Report | Billboard.biz http://t.co/E3OchrV via @AddThis

7. Google Music Launched Today-Without Licenses/Billboard.biz http://t.co/gG6GqxE 아마존과 비슷한 Music Locker서비스. 과연 음반회사들은 이에 대해서도 로열티지급청구 소송을 제기할지.

Apple의 iCloud서비스 런칭 – 뮤직스트리밍 서비스를 놓고 이루어진 저작권자와의 타협의 산물 혹은 불법 음원 다운로드에 대한 조건부 면죄부?

드디어 Apple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iCloud가 런칭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많은 IT전문가들이 예견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이 있는데요, 관심이 가는 부분은 iTunes in the Cloud의 일부기능인 iTunes Match서비스입니다.

iTunes Match는 애플이 이용자의 PC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음원정보(곡목)를 검색한 다음 애플의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고음질의 음원파일 중 그에 매칭되는 곡을 찾아서 이용자가 소지한 device에 스트리밍해 주겠다는 것입니다.  즉, 이용자는 번거로운 업로드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고,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아이튠즈 이외의 곳에서 구매한 파일이나 CD에서 직접 변환한 음원파일, 그리고 불법으로 다운로드된 음원도 스트리밍 제공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경쟁업체인 아마존이나 구글의 뮤직 클라우딩 서비스에는 없는 기능인데요, 여기서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언급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는 현재 미국에서 뮤직클라우딩 서비스를 놓고 저작권자(음반회사등)와 클라우드서비스업체 간에 벌어지고 있는 법적 다툼을 피해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서비스구조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주지하다시피 현재 미국에서는 “이용자가 자신이 구매한 음원을 클라우딩 서비스를 통해 스트리밍 방식으로 청취하는 경우 별도의 로열티를 지급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다툼이 있습니다(이에 관한 예전 포스트는 여기를 참조).  선발업체인 아마존이나 구글측은 뮤직클라우딩은 어디까지나 사적이용에 해당되므로 저작권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나, 음반회사등 저작권자들은 별도의 로열티 지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iTunes Match의 독특한 서비스 구조는 Continue reading “Apple의 iCloud서비스 런칭 – 뮤직스트리밍 서비스를 놓고 이루어진 저작권자와의 타협의 산물 혹은 불법 음원 다운로드에 대한 조건부 면죄부?”

소소한 얘기들 Tweet!

1. 싱가폴 법원, “인터넷 TV녹화서비스는 합법”

미국, 싱가폴 법원의 분위기와 달리 우리 법원은 불법이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바 있음..물론 서비스의 구현방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함..http://bit.ly/hn51FQ…참고로 일본은 마네키판결/로쿠라쿠판결을 통해 인터넷TV시청 서비스는 합법이는 하급심 판결이 있었으나, 올해 1월 최고재판소는 전부 불법이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림

2. ReTweet: estima7

절단이 된 만화책과 고속스캐너를 완비하고 고객이 직접 대여, 스캐닝해 전자책을 만들수 있는 업소가 일본 아키하바라 오픈예정 http://bit.ly/h0guha 고객이 직접 작업을 하므로 저작권법에 저촉안된다는 업소설명. 어쨌든 충격적.

3. 미국법원, 인터넷TV스트리밍 업체 ivi에 대해 방송금지명령 내려

미국저작권법상 방송저작물에 대한 강제적 이용허락(재전송) 조항은 케이블TV와 같은 전통적 매체에만 적용될 뿐 인터넷 스트리밍 업체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취지

4. ReTweet: AmLawDaily

Joseph Flom, Pioneering M&A Lawyer and Skadden Name Partner, Dies at 87 http://bit.ly/fSweVK

5. 시간당1,000달러 이상을 청구하는 미국변호사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

최고로 비싼 변호사는 Kirkland & Ellis의 변호사로 시간당 1,250달러.. http://on.wsj.com/e1QoBQ

6. NYT, “Investors Are Drawn Anew to Digital Music” http://nyti.ms/i15zCw

7. TMNOnline: Billboard reveals Top 40 Money Makers in music http://t.co/DJCQdbv via @AddThis

8. ‘Twilight’을 제작한 Summit Entertainment가 7억5천만불의 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는 소식

한편 Summit의 작년도 profit은 4억불이라고 – The Hollywood Reporter http://t.co/gxZDjBM

소소한 얘기들 Tweet!

1. 영화진흥위원회가 문화수출보험과 공동으로 ‘영화제작보험금’을 조성하기로 했다는 소식…http://bit.ly/f8UTRk

2. 문화체육관광부, ‘2011년도 콘텐츠분야 금융·투자지원 제도 및 정책’ 발표…http://bit.ly/hFzBXC

3. 전자책 제작 전문 출판사 등장 http://www.etnews.co.kr/201011260059 얼마나 많은 수의 유명작가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겠으나 기존 출판사와의 관계상 쉽지는 않아 보임

4. 미국법원, 불법위성TV수신 장치를 개발한 한국업체에 6억2천만불의 저작권침해 판결 내려..http://bit.ly/dvlbS7

5. 대법원, “온라인 게임 자동사냥프로그램(BOT) 사용 계정 영구정지 정당” http://eto.freechal.com/news/view.asp?Code=20101108150537240

6. 전자출판권을 두고 벌어지는 출판사와 비출판사(에이전시)의 힘겨루기? http://bit.ly/anYhBc 프랑스 출판사협회의 공동성명: “온라인출판권은 어디까지나 출판사에 있는 것이지 Wylie에이전시 같은 비출판사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

7. Who’s Suing Whom? 세계 통신업계의 소송 현황을 정리한 자료…http://bit.ly/a0lLJW http://bit.ly/sosueme

방송 분야의 최근 분쟁 사례들, 특히 인터넷 TV녹화/스트리밍 서비스를 중심으로 – ‘엔탈’ 사건 이후, 미국의 ‘FilmOn’ 판결, 싱가폴의 ‘RecordTV’ 판결, 그리고 우리 법원의 ‘BuyMyTV’ 판결

방송분야의 저작권분쟁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이른바 ‘지상파방송 재전송 사건’이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관련 포스트는 여기).  신문지상에는 자주 보도되지 않아 그렇습니다만, 인터넷 쪽에서도 방송과 저작권 문제로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세계 각국의 방송사들이 똑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바로 인터넷을 통한 방송 녹화 내지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방송사의 콘텐츠를 가지고 제3의 업체(서비스제공자)가 돈을 버는 것이니 저작권 침해가 분명하다는 입장과 시청자가 자기 집에 있는 녹화기나 컴퓨터를 이용하여 녹화/시청하는 것이나 인터넷상의 녹화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입장(따라서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그 유명한 CableVision사건을 통해 인터넷TV녹화 서비스(RS-DVR)는 합법이라는 연방대법원의 판단이 있었습니다(관련 포스트는 여기).  반면 최근 인터넷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하여는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취지에서 서비스중지가처분결정이 내려진 바 있습니다(이른바 FilmOn 사건…http://bit.ly/hDH9bj).  예전에 모바일과 관련하여서도 비슷한 소송이 있었는데 해당 서비스가 서비스를 자체 중단하는 것으로 종결되었습니다(이른바 Hang10사건, 포스트는 여기).

일본의 경우에는 인터넷TV녹화 서비스에 대해 합법이라는 판결은 있었는데(관련 포스트는 여기), 순수한 온라인 서비스라기보다는 특수한 장비(Sony의 LocationFree등)를 매개로 한 일종의 호스팅 서비스라는 점에서 케이스 밸류는 Continue reading “방송 분야의 최근 분쟁 사례들, 특히 인터넷 TV녹화/스트리밍 서비스를 중심으로 – ‘엔탈’ 사건 이후, 미국의 ‘FilmOn’ 판결, 싱가폴의 ‘RecordTV’ 판결, 그리고 우리 법원의 ‘BuyMyTV’ 판결”

소소한 얘기들 Tweet!

1. 모바일기기가 바꿔 놓은 풍경 하나?

아이패드, 킨들과 같은 모바일기기가 유행인 요즘, 비행기 이착륙 시 안내멘트도 이처럼 바뀔 것 같습니다….http://bit.ly/bTrsvy…맨앞줄 왼쪽은 스티브 잡스인가요?

2. 미국 케이블방송사들이 TV프로그램을 타블렛에서도 볼 수 있게 하는 앱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는 소식

Cable Firms Eye Tablet Space http://on.wsj.com/aCZoOA..Netflix등 인터넷매체에 대한 반격..소비자는 물론 대환영

3. 피플매거진의 iPad버전 런칭과 사진저작권자들과의 갈등

피플매거진의 iPad버전 런칭을 앞두고 사진저작권자들이 추가 대가의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는 소식.  기존 라이센싱계약의 해석이 우선이겠지만, 새로운 미디어플랫폼의 등장은 퍼블리싱권한의 유무, 로열티조정 등 여러이슈를 제기하고 있는 듯…http://bit.ly/aGHbjb

4. Top 10 Legally Challenged Celebs of the Year So Far

Celebrity Image – Celebrity Justice http://shar.es/03Naf…우리나라는 어떨까요?

5. NCSoft, 게임 중독성을 이유로 유저로부터 소송 제기 당해

미국의 게임유저, 리니지2의 중독성에 대한 사전고지가 불충분했음을 이유로 NCSoft를 상대로 소송제기. 법원은 NCSoft측의 소각하신청을 기각.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될 듯..http://bit.ly/b2aXvs

6. 도메인네임에 타인의 유명상표를 이용한 경우에 대한 미국 판결례

buy-a-lexus.com & buyorleaselexus.com은 렉서스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는 미국법원의 판결 http://bit.ly/c8nBnM 상표권침해/소비자의 혼동은 도메인이름만 아니라 웹사이트 내용을 전체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취지

7. RT estima7: “반스앤노블이 전년분기대비 21%성장한 실적을 발표. http://bit.ly/dbAS6D 예상대로 오프라인서점매출은 2%줄었으나 Nook를 포함한 ebook, 온라인매출이 42%늘었다고. 그나마 디지털 투자 적극적으로 해서 다행.”

8. 출판사는 건너뛰고(bypass) 독자적으로 전자책을 출간하는 작가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은 계속 들려오는 중

“이미 해외유명작가들 사이에 뉴비즈니스모델로 자리잡는 분위기 무라카미 류나 필립로스 등. http://bit.ly/cQa3SY. RT @estima7 세스고딘이 앞으로 출판사를 통해 책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 http://bit.ly/bnir9L

9. Wylie v. Random House

필립로스 등의 이북 독자출간을 주도한 Wylie에이전시, 일부 책은 기존의 랜덤하우스를 통해 출간하기로 방향 선회. http://bit.ly/bmNPHd

Wylie 에이전시와의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Randum House의 강공에 밀린 것인지 아니면 에이전시측의 로열티 인상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인지, 배경은 아직 불분명

10. 법원 “베낀 책으로 강의, 강의 자체는 저작권침해 아니다”

http://bit.ly/do80pI 저작물(교재)의 복제와 공연은 별개로서, 강의 자체를 교재의 공연으로 보기 어렵고, 강의는 교재 외의 요소도 포함하므로 실질적 유사성 또한 인정되지 않음

11. 일본의 자가전자책제작 열풍은 계속 중

RT estima7 “일본야후옥션에 스캔용으로 책머리를 잘라낸 책들이 대거 유통되고 있다는데… 대거 만화책 1만2천권을 스캔후 내놓은 용자. http://bit.ly/cZFCtR 일본출판업계는 빨리 전자책대응안하면 큰일날듯.”

12.  네이버, 오버추어와 결별하고 자체 검색광고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RT @nschoi03: NHN, 오버추어와 결별…자체 검색광고 도입 http://is.gd/eMlYJ

13. [취재일기] 전자책 도둑 ‘작신’들 왜 안 잡나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4380350.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가 입장에서도 변화된 환경에 맞춰 전자책출간에 적극 나설 필요도있어 보임

14. 한국거래소, 코스닥 엔터테인먼트업체 연예인 전속계약 공시의무 신설

http://bit.ly/9s833G…자기자본 대비 10% 이상인 경우

15. “제이튠엔터사태로 본 코스닥엔터 실상”

http://bit.ly/cf92TY http://bit.ly/a8Vjq1 제이튠엔터테인먼트를 비의 loan-out company로 본다면야 문제될 게 없겠지만 그런 회사가 상장을 하고 투자금이 몰렸다는 것이 참 신기한 일

16. Sony Confirms Cloud-based Music Service

http://t.co/a9p352W via @AddThis..브라비아TV와 BD플레이어, PS3, 컴퓨터등 모든 소니라인 제품과 연동된다지만, 어떤 모바일기기와 연동되는지는 미공개

17. 삼성경제연구소,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전개와 시사점’

음악 소유,복사 등 저작권 문제는 음악 데이터 링크만 공유하여 해결한다는 일본기사도 포함. http://bit.ly/dAhkO5 링크와 인덱싱 서비스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는 것이 각국 법원의 추세임

18. 대법원, “포털광고 덮어쓰기는 부정경쟁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 하지만 악성프로그램 유포나 저작권침해에는 해당되지 않아” http://bit.ly/detyjf

19. “간접역광고”?

흥미로운 뉴스..http://bit.ly/aD2TaE..종래 자신의 상품홍보를 위해 간접광고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경쟁사의 브랜드를 비호감연예인 등에게 제공(협찬)하는 것. 소비자로 하여금 경쟁사 제품에도 정 떨어지게 하려는 생각

2009년 엔터테인먼트 분야 중요 판례 분석 – 임상혁 변호사

8월 26일자 법률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님께서 쓰셨는데요, 의미 있는 내용들 많이 있으니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기사 원문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아래는 목차입니다.

  1. 역사적 실존인물 소재의 드라마와 명예훼손 (드라마 ‘서울1945’ 사건, 영화 ‘실미도’ 사건)
  2. 지상파방송사와 종합유선방송사 사이의 분쟁
  3. 인터넷상 TV프로그램 녹화서비스에 관한 저작권분쟁(‘엔탈 사건’)
  4. 온라인게임 아이템 거래에 대한 일련의 판결
  5. 게임 캐릭터에 프로야구 선수들 이름사용금지(‘마구마구 사건’)
  6. 동방신기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
  7. 모델의 광고주에 대한 손해배상 인정(‘최진실사건’)

[광고와 법] 광고 배경으로 타인의 건축물을 이용하는 것과 저작권 침해 이슈에 대하여 – ‘UV하우스’ 사건 및 미국의 ‘배트멘 포에버’ 사건

작년 2월경 광고업계 종사자들의 관심을 끄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국내 모 은행의 광고 속에 UV하우스라는 건축물이 배경으로 사용된 것을 두고 벌어진 사건이었는데요.  건축물을 설계한 건축가측에서는 자신의 동의 없이 건물을 배경으로 광고를 찍은 것은 ‘건축물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니 그에 따른 보상료(사용료)를 지급하라고 요구하였고, 광고주와 광고제작사측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맞서며 분쟁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결국 이 사건은 2년 반에 걸친 법정 소송 끝에 “광고제작사가 건축가에게 1천만원을 지급하고 저작권침해에 대한 유감을 표하는 것”으로 조정이 성립되어 종결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두고 일부 언론은 “TV광고의 배경으로 등장한 건축물에 대해서도 저작권료를 지급하여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광고나 드라마 제작 등 상업적 목적으로 Continue reading “[광고와 법] 광고 배경으로 타인의 건축물을 이용하는 것과 저작권 침해 이슈에 대하여 – ‘UV하우스’ 사건 및 미국의 ‘배트멘 포에버’ 사건”

“Every Stream You Take…I’ll Be Charging You”, 소비자가 자신이 구입한 음악파일을 클라우딩을 이용해 스트리밍 청취하는 경우에도 저작권자에게 별도의 대가를 지급하여야 하나?

“Every Breath You Take…I’ll Be Watching You”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그룹 Police의 노랫가사입니다.  감미로운 목소리와 멜로디와는 달리, 가사 내용을 보면 무슨 스토커 같은 섬뜩함(?)이 베어 있는데요.  오늘 하고자 하는 얘기도 비슷한 섬뜩함(?)이 있습니다.

얼마 전 애플사가 애플의 웹하드(iDisk)에 저장된 음원파일을 스트리밍 청취할 수 있는 기능을 아이폰에 탑재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보다 앞서 애플사가 클라우딩 서비스를 이용한 음악/영화 스트리밍 서비스, 이른바 “iTunes Cloud”를 개시할 것이라는 소식도 있었습니다(관련 기사는 여기, 그리고 여기).

아이폰 이용자 입장에서는 아이튠즈를 통해 구입한 음악들을 아이폰을 통해 듣고 싶은데, 수 기가바이트에 달하는 음원 파일 전부를 아이폰에 저장할 수도 없고, 그렇다면 음원파일들을 웹하드에 저장하고 Continue reading ““Every Stream You Take…I’ll Be Charging You”, 소비자가 자신이 구입한 음악파일을 클라우딩을 이용해 스트리밍 청취하는 경우에도 저작권자에게 별도의 대가를 지급하여야 하나?”

뮤지컬에 TV쇼프로그램의 일부를 사용한 것이 저작권 침해인지 아니면 공정이용으로서 합법인지 – 미국 Jersey Boys 사건,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괴수 용가리 사건’

얼마 전 미국에서는 유명 브로드웨이 뮤지컬 ‘Jersey Boys‘가 마찬가지로 유명 TV프로그램인 ‘Ed Sullivan Show‘의 영상 일부를 허락없이 사용한 것이 저작권침해인지가 문제된 바 있습니다.  Jersey Boys는  Four Seasons라는 실존 그룹에 관한 뮤지컬로서, 제작사측은 뮤지컬 중간에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과거 Four Seasons가 애드 설리반 쇼에 출연했을 때의 영상을 상영했습니다.  영상은 사회자 애드 설리반이 그 유명란 제스츄어와 대사로 밴드를 소개하는 내용이었는데 (그리고 그와 같은 영상이 끝나면 배우들이 뮤지컬 무대에 등장하여 연주를 시작하게 됩니다) 길이는 7초에 불과했습니다.  애드 설리반 쇼의 저작권자는 영상물 무단 사용에 따른 저작권 침해라며 뮤지컬 제작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고, 제작사측은 공정이용으로서 합법이라며 다투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법원은 지난 7월 12일 공정이용이라는 뮤지컬 제작사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Continue reading “뮤지컬에 TV쇼프로그램의 일부를 사용한 것이 저작권 침해인지 아니면 공정이용으로서 합법인지 – 미국 Jersey Boys 사건,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괴수 용가리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SK텔레콤의 CF노래 ‘되고송’ 표절 아니다” – 샘플링(sampling)의 저작권 침해 논의에 대한 단초

이미 신문지상을 통해 보도된 내용입니다(관련 기사는 여기).  이 사건은 우리에게 친숙한 ‘노란 셔츠의 사나이’ 등의 작곡가가  SKT의 CF에 나오는 ‘되고송’이 자신들의 노래 일부를 차용, 짜집기해 만든 노래라며 소송을 낸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되고송’이 표절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요즘 유명 가수들의 표절 내지 표절 시비로 시끄럽습니다.  법적으로 표절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요 표절이 인정된 경우는 이른바 ”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 사건”이 거의 유일하지 않나 싶은데요(관련 기사는 여기).  표절 성립을 부인했다는 점에서 위 사건은 별반 특별할 것(?)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위 사건은 제게 그동안 샘플링의 저작권 침해 여부를 놓고 벌어진 논쟁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했습니다.  특히 기사가 소개한 아래와 같은 법원의 판단 부분이 그런데요.

“작곡자의 일관된 하나의 사상 또는 감정이 표현돼 창작된 하나의 곡에 있어서 그 곡의 일부를 구성하는 짧은 음의 배열이 별도의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기 위해서는 전체 곡과는 별도로 이를 구성하는 짧은 음의 배열자체에 전체 곡과는 구별되는 저작자의 사상 또는 감정이 창작적으로 표현돼야 한다…(중략)… Continue reading “서울중앙지방법원, “SK텔레콤의 CF노래 ‘되고송’ 표절 아니다” – 샘플링(sampling)의 저작권 침해 논의에 대한 단초”

종이책을 스캔해 직접 전자책을 만드는 일본인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

어느 블로거가 쓴 흥미로운 글입니다(원문은 여기를 클릭).  내용인즉 요즘 일본인들 중에는 자신이 소장한 책을 직접 스캔하여 전자책으로 변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책 한권을 수 분만에 스캔해버리는 고속화기기들의 등장이 한 몫 하고 있다는데요.  양질의 전자책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일본출판사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작용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아마존 킨들처럼 대부분의 책들이 e-book 형태로 제공되고 있는 미국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라는 설명도 달아놓고 있습니다).

위 글을 읽으면서 덜컥 드는 생각은, 이것도 하나의 직업병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과거 음악CD를 MP3파일로 변환하여 온라인 불법공유가 만연했던 것처럼 이제 Continue reading “종이책을 스캔해 직접 전자책을 만드는 일본인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

독일 법원과 미국 법원, “Rapidshare는 서비스 이용자의 저작권 침해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없다”

얼마 전 독일의 유명 웹호스팅/웹하드 서비스인 Rapidshare를 통한 파일 공유에 대하여 서비스운영자인 Rapidshare가 책임이 있는지를 두고 벌어진 소송에서, 독일 항소법원은 원심판결을 뒤집고 Rapidshare는 저작권법 위반 책임이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독일법원은 Rapidshare의 경우 인덱싱 서비스나 파일 검색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점, 많은 수의 이용자들이 사적 복제라는 정당한 범위 내에서 Rapidshare의 웹하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 Rapidshare에게 저작물에 대한 자동화된 필터링 의무를 부과하면 그와 같은 정당한 저작물의 이용(공정이용)까지 봉쇄시키는 부당함이 있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면서 Continue reading “독일 법원과 미국 법원, “Rapidshare는 서비스 이용자의 저작권 침해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없다””

캐나다 연방항소법원, “30초짜리 음악 샘플 제공은 공정이용에 해당” – 우리법원의 판단은?

5월 17일자 빌보드지의 보도에 따르면, 온라인뮤직사업자가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30초짜리 미리듣기 샘플을 제공한 것이 저작권 침해인지가 다퉈진 사안에서 캐나다 연방항소법원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라고 판단하였다고 합니다.  사건의 쟁점은 그와 같은 샘플의 제공이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의 요건이 되는 “연구 또는 조사(research)의 목적”에 해당되는지에 있었는데, 캐나다 법원은 “소비자가 구매하고자 하는 저작물을 검색하고 구매에 앞서 그 퀄리티를 확인하는 것 또한 ‘research’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온라인음원판매에 있어 제공되는 미리듣기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는지에 대하여는 우리나라 법원에서도 문제된 적이 있습니다.  “1분 내지 1분30초의 미리듣기 셈플”이 제공된 사례에서 법원은 이는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저작물을 무단으로 변경하여 이용한 것이므로 저작권(동일성유지권)침해라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07나70720).  나아가 법원은 Continue reading “캐나다 연방항소법원, “30초짜리 음악 샘플 제공은 공정이용에 해당” – 우리법원의 판단은?”

리얼네트웍스, DVD복제프로그램인 RealDVD의 저작권 침해 여부를 두고 벌어진 헐리웃 영화제작사들과의 소송에서 패배

지난 3월 4일자 외신 보도입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예전에도 글을 올렸습니다만(해당 포스트는 여기를 클릭), 사건의 핵심은 소비자가 자신이 구입한 CD나 비디오테입을 복사하여 저장하는 것이 허용되는 것처럼 DVD를 사적으로 복사하는 것 또한 허용될 수 있는지에 있었습니다.  영화제작자들은 그와 같은 행위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라고 본 반면, 리얼네트웍스는 사적 복제 행위에 불과하므로 적법하다고 다툰 것이었지요.  이에 대해 미국의 Patel판사는 지난 해 8월 저작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판매금지가처분결정을 내렸었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의 기술개발자들과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들 사이에서 굉장히 큰 이슈로 관심을 끌었던 사건으로, 가처분결정 이후 리얼네트웍스측에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였습니다만, 결국은 더 이상 재판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네요.  기사에 따르면 Continue reading “리얼네트웍스, DVD복제프로그램인 RealDVD의 저작권 침해 여부를 두고 벌어진 헐리웃 영화제작사들과의 소송에서 패배”

서울중앙지방법원, “손담비 가요 따라 부른 여자 아이의 UCC는 저작권 침해 아니다”

작년에 가수 손담비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어느 여자 아이의 동영상(UCC)이 네이버 블로그에서 삭제 처리된 것을 두고 아이의 아버지(촬영 및 게시자)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NHN 사이에 벌어진 소송입니다.  음저협은 해당 UCC가 자신들이 관리하는 음악저작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였고, NHN은 음저협의 요청에 따라 해당 UCC를 삭제하였습니다.  이에 아이의 아버지가 자신의 UCC는 공정이용에 해당하므로 저작권을 침해한 바 없다며 음저협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 바로 이 사건입니다(이에 관한 예전 포스트는 여기를 클릭).

결론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아이의 아버지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해당 UCC는 독자적인 저작물이고, 손담비 노래 저작물을 본질적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관련 기사에 소개된 법원의 판단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기사 원문은 여기를 클릭).

“해당 동영상은 우씨의 딸과 관련된 독자적인 저작물인 만큼 가수 손담비 음악의 상업적인 가치를 도용해 영리목적을 달성하고자 했다고 볼 수 없다”

“우씨의 딸이 노래 부르는 장면은 전체 동영상 가운데 15초 정도로 극히 짧고 그마저도 음정, 박자, 화음이 본래의 저작물과 상당 부분 다르다.  따라서 우씨의 동영상이 Continue reading “서울중앙지방법원, “손담비 가요 따라 부른 여자 아이의 UCC는 저작권 침해 아니다””

ABC 등 미국방송사, 방송 프로그램 모바일 재전송 서비스업자 Hang 10과의 소송을 화해로 종결

외신보도에 따르면, ABC, CBS, FOX 등 미국 방송사가 Hang 10이라는 방송프로그램 모바일 재전송 서비스업자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침해소송에서 Hang 10측이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을 조건으로 소송을 취하했다고 합니다(기사 원문은 여기를 클릭).  Hang 10은 자신들이 개발한 “VuiVison”이라는 인터넷 기반 유료서비스를 통해 ABC등의 기존 시청자들에게 개인 휴대폰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전송해 왔는데, 이를 두고 두고 방송사들과 저작권 침해 시비가 붙었던 것입니다.  Hang 10측은 “시청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기기를 선택하여 방송을 시청할 권한이 있다”고 맞섰지만 결국은 방송사측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이번 사건은 종래와 같은 방송사로부터의 일방적인 방송 수신을 넘어 시청자가 Continue reading “ABC 등 미국방송사, 방송 프로그램 모바일 재전송 서비스업자 Hang 10과의 소송을 화해로 종결”

대법원, “엔탈서비스” 사건 심리불속행 결정

지난 9월 24일, 대법원은 인터넷을 통한 방송 예약녹화 서비스인 “엔탈”의 저작권 침해여부를 놓고 MBC와 엔탈서비스 제공자 사이에 벌어진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MBC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네트워크를 이용한 원격 방송녹화 서비스에 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건이었고 향후 업계에 미칠 영향을 감안할 때 대법원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되었었는데요(관련 포스트는 여기).  결론적으로는 방송사의 승리이지만, 우리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결정을 통해 사건을 끝냈다는 점은 무척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심리불속행의 의미와 문제점에 대하여는 여기를 클릭).  심리불속행이란 Continue reading “대법원, “엔탈서비스” 사건 심리불속행 결정”

[질문과 답변] 게임 리뷰에 사용된 스크린 샷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나요?

[질문] 안녕하세요, 저는 블로그에 게임 리뷰를 올리고 있는 사람입니다.  리뷰를 작성하다 보면 해당 게임의 스크린샷을 함께 올리게 되는데요, 아무래도 스크린 샷이 없으면 독자들의 이해도나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다른 리뷰어들도 거의 대부분 스크린 샷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정 저작권법이 시행되면서 위와 같은 ‘스크린 샷’이 저작권 위반이라는 얘기가 있던데요, 사실인가요?  게임 리뷰에 스크린샷을 이용하는 것은 앞으로 할 수 없는 것인가요?

[답변] 말씀하신 ‘게임리뷰에 이용된 게임스크린샷의 저작권 침해 여부’에 대하여는, 저작권법 조항에 명쾌한 답(침해다/아니다)이 없습니다.  그나마 실무적인 관점에서 권해드릴 만한 정답은 “사전에 해당 게임사에 문의해보시라”는 것입니다.  조금 허탈하시죠?

이 문제와 관련해서 조금만 부연설명을 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개정 저작권법은 ‘스크린샷’하고는 별 관계가 없습니다.  일부 기사를 검색해보니 ‘저작권법 개정으로 게임 스크린샷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게 되었다’는 식의 기사가 있던데, Continue reading “[질문과 답변] 게임 리뷰에 사용된 스크린 샷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나요?”

몇 가지 흥미로운 판결들 – “뮤직비디오의 방영은 방송사용보상금 부과 대상이 아니다”, “포털의 이미지 검색 상세보기 서비스는 저작권 침해”

1. 서울중앙지방법원, “뮤직비디오 방송에는 방송사용보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

지난 8월 24일자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뮤직비디오는 판매용음반이 아니라 영상제작물에 해당하므로, 케이블방송사가 뮤직비디오를 방영하는 것은 판매용 음원을 사용할 경우 내야 하는 방송사용보상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결했습니다.  기사 원문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2. 서울고등법원, “포털의 이미지 검색 상세보기 서비스는 저작권 침해”

어제자 보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포털사이트 프리챌은 회원이 게시판에 올린 이미지가 저작권을 침해한 것인지 조사하지 않고 누리꾼이 사진을 검색해 소형 이미지(썸네일)를 선택하면 450×338픽셀 크기의 상세 사진을 볼 수 있게 서비스해 복제권, 전시권, 공중송신권을 직접 Continue reading “몇 가지 흥미로운 판결들 – “뮤직비디오의 방영은 방송사용보상금 부과 대상이 아니다”, “포털의 이미지 검색 상세보기 서비스는 저작권 침해””

네이버, UCC 동영상 비공개 처리 놓고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 당해

네이버가 5세 여자아이가 가수 손담비의 ‘미쳤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요청을 받고 동 게시물을 네이버 블로그에서 비공개 처리한 것을 두고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당했습니다.  소송을 주도한 참여연대측의 설명에 따르면 그와 같은 동영상은 저작권법이 허락하는 ‘공정이용’에 해당하므로 저작권침해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이를 비공개처리한 것은 ‘기본권 침해’에 Continue reading “네이버, UCC 동영상 비공개 처리 놓고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 당해”

미국법원, 리얼네트웍스의 DVD 복제프로그램 RealDVD에 대해 판매등금지가처분 결정 – 소비자의 사적 복제(Fair Use)를 용이하게 하는 기술의 개발이 저작권 침해인가?

그림 4자신이 구입한 비디오테이프를 개인 소장 등의 목적으로 VCR을 통해 복제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지요(이른바 사적 복제 혹은 Fair Use).  그리고 복제의 도구, 즉 VCR을 제조한 업체 또한 저작권법 위반이 아닙니다.  이는 1984년 미국의 그 유명한 베타맥스(Betamax) 사건을 통해 확립된 내용입니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지금, 비디오테이프 대신 DVD나 CD가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그렇다면 영화DVD를 개인 컴퓨터나 공DVD에 복제하는 행위는 어떨까요?  백업용이나 기타 사적인 시청을 위해서 말입니다.  이 경우에도 Betamax사건과 똑같은 결론에 다다르게 될까요?

바로 이 문제를 놓고 미국에서는 리얼네트웍스와 헐리웃 영화제작사들이 1년여 넘게 치열한 소송을 벌여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지난 화요일, 비록 가처분사건에 관한 것이어서 최종적인 판단은 아닐 수 있겠습니다만, 미국 법원은 영화제작사측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즉, 리얼네트웍스사가 개발한 RealDVD(DVD를 컴퓨터 HDD나 별도의 공DVD에 Continue reading “미국법원, 리얼네트웍스의 DVD 복제프로그램 RealDVD에 대해 판매등금지가처분 결정 – 소비자의 사적 복제(Fair Use)를 용이하게 하는 기술의 개발이 저작권 침해인가?”

Who Makes the Copy? 네트워크를 이용한 TV프로그램의 녹화행위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는지에 관한 각국의 재판례 – 미국의 Cablevision 사건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판결, 엔탈서비스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판결, 그리고 일본 지적재산고등재판소의 로쿠라쿠 판결

지난 6월 29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향후 방송과 컨텐츠 유통 비즈니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판결을 내렸습니다.  바로 RS-DVR(Remote Storage-DVR. 국내에서는 네트워크 PVR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합니다)을 두고 Cablevison과 영화제작사등 컨텐츠 제작사 간에 벌어진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컨텐츠 제작사 측의 상고를 기각한 것입니다.  케이블 방송사인 케이블비전에서 제공하는 RS-DVR 서비스는 케이블 방송 시청자로 하여금 자신이 원하는 TV 프로그램을 케이블방송사에 설치된 서버에 녹화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종래 TV시청자들은 셋탑박스와 같은 고가의 DVR기기를 구입하여야만 했는데 비해 RS-DVR은  그와 같은 부담 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녹화등을 할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방송사 등 컨텐츠 제작자측에서는 이로 인해 유료VOD서비스에 심각한 타격이 오지 않을까 염려하였고, 급기야 제작자측에서 케이블비전을 상대로 저작권침해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1심에서는 컨텐트 제작자측의 승리였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법원은 1심을 파기하고 케이블비전측의 손을 들어주었지요(관련 포스트는 여기를 클릭).  컨텐트제작자측은 연방대법원에 상고를 하였으나, Continue reading “Who Makes the Copy? 네트워크를 이용한 TV프로그램의 녹화행위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는지에 관한 각국의 재판례 – 미국의 Cablevision 사건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판결, 엔탈서비스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판결, 그리고 일본 지적재산고등재판소의 로쿠라쿠 판결”

유명 노래의 개사와 패러디 – 최근 미국 TV애니메이션 Family Guy의 “When You Wish Upon a Star” 사건, 그리고 과거 가수 이재수의 “컴배콤”사건, 무한도전의 패러디 사건

eab7b8eba6bc-41며칠 전 미국에서는 유명 TV애니메이션 Family Guy의 에피소드가 영화 피노키오(1940년)의 수록곡으로 유명한 “When You Wish Upon a Star”의 가사를 개사하여 방영한 것을 두고 벌어진 저작권침해 소송에서, 그와 같은 유명 노래의 개사는 패러디(Parody) 및 공정이용(Fair Use)에 해당되어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습니다(관련기사는 여기를 클릭).  Family Guy는 예전에도 패러디와 관련된 분쟁이 있었는데요.  바로 실존하는 유명인을 애니메이션화 하여 풍자하여 방영한 것을 두고 해당 유명인으로부터 퍼블리시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당한 적이 바로 그것입니다.  당시 법원은 그 역시 패러디에 해당된다면서 Family Guy측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패러디(parody)란 표현의 형식을 불문하고 원작을 이용하여 원작 자체나 사회적 상황에 대하여 풍자적, 해학적 방식으로 Continue reading “유명 노래의 개사와 패러디 – 최근 미국 TV애니메이션 Family Guy의 “When You Wish Upon a Star” 사건, 그리고 과거 가수 이재수의 “컴배콤”사건, 무한도전의 패러디 사건”

창작물에 타인의 유명 브랜드(상표, 이미지 등)를 사용한 경우의 법률 문제에 대하여 – 최근 루이 뷔통과 P.Diddy,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분쟁 사례를 바라보며

eab7b8eba6bc-3가수나 제작자가 뮤직 비디오, 앨범 커버, 노래 가사 등에 유명 브랜드의 상표나 브랜드명, 혹은 관련 상품/이미지를 포함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단순히 음악 쪽만이 아니라 영화, 공연, 비디오게임 등 여러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해당 아티스트가 상표권자(저작권자)의 사전동의를 얻은 경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는 그와 같은 동의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더 많아 보입니다.

그와 같은 “동의 없는 상표/저작물의 사용”은 원칙적으로 상표법, 저작권법 등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패러디나 공정이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저작권위반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타인의 상표를 무단 사용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용과 창작물 사이의 예술적 연관성을 Continue reading “창작물에 타인의 유명 브랜드(상표, 이미지 등)를 사용한 경우의 법률 문제에 대하여 – 최근 루이 뷔통과 P.Diddy,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분쟁 사례를 바라보며”

Grand Theft Auto, 게임 속 상표권 침해 분쟁에서 승소 – 비디오게임 기타 창작물 속에 타인의 상표 또는 저작물을 사용하는 것과 표현의 자유의 문제

gta지난 11월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제9항소법원은 비디오게임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판결을 내렸습니다.  사건의 내용은 우리나라에도 꽤나 유명한 비디오게임인 “Grand Theft Auto: San Andreas” (이하 “GTA”) 속에 로스엔젤레스의 어느 스트립 클럽(“Play Pen”)과 유사한 외관과 상호의 스트립 클럽(“Pig Pen”)이 나오는 것(왼쪽 아래 사진 참조)이 과연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이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비디오게임이 사실성을 추구하게 되면서, 그 배경이 되는 도시나 사용되는 아이템을 실제와 동일하거나 유사하게 구현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이 사건의 경우도 GTA의 제작사인 Rockstars Games는 GTA의 배경이 되는 동부 로스엔젤레스를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원고가 운영하는 스트립 클럽의 그 외관과 상표가 유사한 스트립 클럽을 게임 속에 구현했던 것이지요.  이에 대해 스트립 클럽을 운영하는 회사는  Continue reading “Grand Theft Auto, 게임 속 상표권 침해 분쟁에서 승소 – 비디오게임 기타 창작물 속에 타인의 상표 또는 저작물을 사용하는 것과 표현의 자유의 문제”

J.K 롤링, “해리포터 백과사전”의 출간 금지를 구하는 소송에서 승소

‘해리 포터’의 작가 J.K. 롤링이 ‘해리 포터 백과사전’의 출판을 두고 벌어진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작년 11월, J.K. 롤링과 해리포터 영화 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는, RDR Books(이하 “RDR”)라는 출판사가 “Harry Potter Lexicon”(이하 “Lexicon”)이라는 400여페이지 분량의 해리포터 백과사전을 출판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며 미국 뉴욕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었는데요.  롤링 측은 Lexicon이 자신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RDR측은 Lexicon의 내용은 해리포터의 팬들이 운영하는 사이트(hp-lexicon)의 내용을 모아 책으로 만든 것에 불과하고 이는 저작권법상의 공정이용에 해당하여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반박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에서는 ‘작가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는 보호되어야 한다’는 입장과 ‘작품 속의 캐릭터는 작가의 사유물이 아니고 그에 대한 독자들과 대중의 관심과 표현은 또 다른 차원에서 보호되어야 한다”는 반론이 팽팽히 대립되었습니다만, Continue reading “J.K 롤링, “해리포터 백과사전”의 출간 금지를 구하는 소송에서 승소”

방송사가 유명 영화배우의 사망소식을 전하며 고인이 출연한 영화 장면 일부를 무단 방영한 것이 저작권 침해일까요?

미국에서 실제 문제된 사례입니다.  지난 1997년 미국의 유명 영화배우 로버트 미첨(Robert Mitchum)이 사망했지요.  당시 미국의 방송사들(ABC, CNN, CNN)은 뉴스프로를 통해 로버트 미첨의 사망소식을 전하면서 미첨이 출연한 “G.I. Joe”의 주요 장면을 삽입해 방영하였습니다.  “G.I. Joe”는 미첨에게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되는 영예를 안겨 준 유일한 영화였지요.  그런데 “G.I. Joe”의 저작권을 보유한 회사는 자신들의 동의 없이 영화 장면을 무단으로 방영한 것이므로 저작권 침해라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법원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그 근거는 바로 미국 저작권법상의  Fair Use에 해당된다는 것이지요(Fair Use의 개념과 판단 기준에 대하여는 여기를 참조).

위 사건의 경우 방송사의 의도는 로버트 미첨이라는 유명 배우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시청자들의 이해의 편의를 위해 그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영화장면을 일부 삽입한 것입니다.  “G.I. Joe”라는 영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영화에 출여한 로버트 미첨이라는 배우가 중요한 것이었고, 로버트 미첨에 대한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영화장면을 일부 삽입한 것이었습니다.

미국 법원 역시 “방송사의 행위는 로버트 미첨이 사망 소식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 것이지 영화 자체를 대체(supersede)하려 한 게 아니다.  이와 같이 이 사건에서의 영화 장면의 방영은 본래의 영화에는 없던 전혀 새로운 목적과 시각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공정이용의 범주에 해당된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Continue reading “방송사가 유명 영화배우의 사망소식을 전하며 고인이 출연한 영화 장면 일부를 무단 방영한 것이 저작권 침해일까요?”

SBS “신동엽의 있다! 없다?”, 60년대 영화 “대괴수 용가리” 무단 인용을 이유로 제기된 저작권 침해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패소

지난 6월 5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흥미로운 판결이 나왔습니다.  바로 SBS의 “신동엽의 있다! 없다?” 프로가 1960년대 영화 “대괴수 용가리” 중 3분 정도의 분량을 무단 인용한 것을 두고 영화 저작권자의 상속인으로부터 제기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법원이 저작권자의 손을 들어 SBS에게 손해배상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SBS 측에서는 위 영화를 일부 인용하여 방영한 것은 저작권법상의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지만, 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시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구 저작권법 제28호는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 비평, 교육, 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한 것인가의 여부는 인용의 목적, 저작물의 성질, 인용된 내용과 분량, 피인용저작물을 수록한 방법과 형태, 독자의 일반적 관념,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 경우 반드시 비영리적인 목적을 위한 이용만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지만, 영리적인 목적을 위한 이용은 비영리적 목적을 위한 이용의 경우에 비하여 자유이용이 허용되는 범위가 상당히 좁아진다(대법원 1997.11.25. 선고 97도222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들이 이 사건 프로그램에서 이 사건 영화를 일부 인용한 것이 시청자들에게 정보와 재미를 주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이용의 성격은 상업적, 영리적인 점, 피고 SBS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하여 유료로 이 사건 프로그램을 방송한 점, 피고들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영화의 인용에 대한 동의를 받는 것이 어렵지 아니하였던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들의 위 행위가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위 공정이용에 관한 판시는 미국에서의 공정이용(Fair Use)의 판단기준과 유사해 보입니다(미국에서의 공정이용에 관하여는 여기를 클릭하세요).  법원은 프로그램이 상업적 성격을 띄고 있다는 점과 저작권자의 허락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판단근거로 하면서, 저작권자의 저작권 보호에 보다 무게를 두고 Continue reading “SBS “신동엽의 있다! 없다?”, 60년대 영화 “대괴수 용가리” 무단 인용을 이유로 제기된 저작권 침해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패소”

요코 오노, 존 레논의 노래를 무단 사용한 영화제작자를 상대로 한 저작권침해소송에서 패소-저작권법상 공정이용(Fair Use)의 문제

요코 오노(Yoko Ono)가 자신의 남편 존 레논(John Lennon)의 곡 “Imagine”을 무단 사용한 영화제작자를 상대로 한 가처분소송에서 패소하였습니다.

피고인 Premise Media는 “Expelled”라는 제목의 anti-Darwinism의 영화를 제작하면서, 존 레논의 노래 ‘Imagine’의 15초 정도의 분량을 영화에 삽입하였습니다.  Premise Media가 존 레논의 노래를 삽입한 이유는 ‘Imagine’이 얼마나 반종교적인지를 비판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요코 오노측의 사전 동의는 물론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뉴욕주지방법원 판사는 지난 2일, “Premise Media가 존 레논의 노래를 사용한 것은 공정이용(Fair Use)에 해당하므로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오노의 청구(영화의 상영, 복제, 배포 등을 금하는 가처분 신청)를 기각하였습니다.  공정이용이란 타인의 저작물의 일부를 학술, 비평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서 저작권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저작권 침해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Continue reading “요코 오노, 존 레논의 노래를 무단 사용한 영화제작자를 상대로 한 저작권침해소송에서 패소-저작권법상 공정이용(Fair Use)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