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배심, “하와이 공연 무산” 관련 비(Rain), JYP엔터테인먼트 등에게 8백만달러 배상 평결 – 연예인의 Legal Entity 그리고 징벌적 손해배상판결의 국내 집행 문제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가수 비(Rain)의 2007년 하와이 공연 무산과 관련하여 하와이 법원에서 벌어진 공연 프로모터(클릭 엔터테인먼트)와 가수 비(Rain), 매니지먼트회사 JYP엔터테인먼트 간의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미국 배심원들은 비와 JYP에게 총808만6천달러를 지급하라는 평결을 내렸다고 합니다(관련 기사는 여기를 클릭).  하지만 비측에서 항소 의사를 강력히 비추고 있는 등 아직 법적인 의미에서 패소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연예인도 사업가인 이상 연예활동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송사에 휘말리게 되고 손해배상책임등의 금전지급채무를 부담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연예인 개인은 그와 같은 위험에 무한정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것일까요?  이 문제는 여러 각도에서 접근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금번 하와이 공연에 대한 언론의 보도를 보면 대체적으로 공연 판권의 재판매(하청) 구조, 현지 프로모터의 무능력, 현지(미국) 소송에 대처하는 매니지먼트사와 연예인의 부적절한 행동 등을 문제의 원인으로 꼽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소송과 관련된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하여는 아는 바가 없으므로 이에 대해 코멘트는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일반론적인 얘기로서, 연예활동을 연예인 개인 명의로 할 것인지 아니면 연예인이 자신을 대표하는 별개의 법인격(Legal Entity)을 형성하여 이를 통해 활동할 것인지라는 사업구조(Business Stucture)의 문제를 언급해 볼까 합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후자의 방법처럼 가수나 밴드 등이 자신들의 용역(노래, 공연 등)을 공급받아 제3자에게 재공급하고 관련 수입과 부대 업무 관리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별개의 명목법인을 설립하여 이를 통해 활동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렇게 하면 공연계약 등 대외적인 계약관계의 행위주체가 가수 개인이 아니라 해당 법인이 되고 가수와 제3자와의 사이에는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성립되지 않으므로 가수는 그로부터 발생하는 채무나 책임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는 것이지요.  물론 모든 경우에 있어 완벽하게 보호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모든 연예인에게 해당되는 것도 아니지요.  지명도나 신뢰도가 낮은 연예인이라면 상대방은 해당 연예인에게 연대보증을 설 것을 요구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예인 개인이 전면에 나서 자기 이름으로 모든 법률행위의 주체가 되어 행위 하는 경우보다는 보호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물론입니다.

다음으로, 비와 JYP에게 부과된 징벌적 손해배상은 향후 공연 프로모터가 이를 근거로 비와 JYP의 국내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시도하더라도 우리나라 법원이 이를 불허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즉, 미국의 공연 프로모터는 미국법원의 판결을 가지고는 비와 JYP의 미국내 재산에 대하여만 강제집행이 가능하고, 이를 근거로 한국 내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하려면 관련 법령상 우리나라 법원으로부터 외국판결에 관한 승인 및 집행판결을 별도로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법원은 미국법원의 징벌적 손해배상 판결에 대하여는 그 집행을 불허한 예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그와 같은 제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엔터테인먼트도 엄연한 비지니스인 만큼 일반 기업처럼 어떤 법률형식을 내세워 사업활동을 영위할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이슈입니다.  연예인의 경우를 놓고 보자면, 우리나라는 기획사라고 불리우는 매니지먼트사들이 연예인들을 자신들에게 “소속”시키는 게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연예인들이 자신의 서비스 제공/관리만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별도의 명목법인을 설립하여 활동하는 것은 매니지먼트회사측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목입니다.  우리는 성공한 가수, 탤런트를 보고 “걸어다니는 1인 기업”이라고 칭송(?)하지만, 과연 그와 같은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해당 연예인의 사업이 독립된 법형식을 취하고 법적으로 보호할 만한 구조 또한 갖추어졌는지에 대하여는 의문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파이’를 키우기 위해 연예인과 기획사가 노력해 왔다면 이제는 그 ‘파이’를 합리적으로 관리하고 제대로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마련될 단계가 아닌가 합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 2009 정원일 변호사. All rights reserved. Some copyrights, photos, icons, trademarks, trade dress, or other commercial symbols that appear on this post are the property of the respective ow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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