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의 퍼블리시티권을 둘러싸고 계속되는 법률 분쟁들

지난 번 CJ인터넷의 야구게임 마구마구 등을 둘러싸고 벌어진 퍼블리시티권 침해 관련 문제에 대해 언급한 바가 있는데요, 며칠 전 이와 관련된 새로운 법원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그리고 MBC ESPN의 해설위원이기도 한 박동희 기자가 마구마구 속에 메이저리거가 등장하는 것을 두고 메이저리그측에서 문제를 제기할 듯한 분위기라는 소식을 전하였는데요, 하나씩 살펴 보기로 합니다.

1. 서울서부지방법원, “프로야구선수협회는 CJ인터넷이 마구마구 게임에 현역선수들의 성명 등을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지난 28일자 결정입니다(관련 기사는 여기).  원래 현역프로야구선수의 성명 등 퍼블리시티권은 선수협회로부터 한국야구위원회의 마케팅회사인 KBOP 앞으로 위임되어 관리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작년에 KBOP가 CJ인터넷과 퍼블리시티권 독점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선수협회측에서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선수협회는  KBOP와 CJ인터넷 간의 계약은 자신들과의 협의 없이 이루어진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면서 법원에 계약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낸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법원은 KBOP와 CJ인터넷의 계약이 무효라고 볼 근거가 없다면서 선수협회측의 신청을 기각하였습니다.

위 결정은 어디까지나 ‘현역선수’에 관한 것입니다.  은퇴선수의 경우에는 애당초 한국야구위원회나 게임사나 선수 개인의 퍼블리시티권에 관한 사용허락을 받은 바 없습니다 (그에 관한 계약이 체결된 바 없음).  현역선수들의 모임인 선수협회 역시 은퇴선수들의 권리(퍼블리시티권)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지요.

현역선수들의 경우에는 퍼블리시티권에 관한 관리 권한이 KBOP 앞으로 위임된 이상 적법한 수임자인 KBOP는 CJ인터넷과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당연히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계약서상으로 ‘중요한 사안’의 경우에는 KBOP로 하여금 선수협회의 동의를 얻거나 하는 등의 장치를 두어 KBOP의 계약체결권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법원의 판단을 놓고 보면 그러한 조항은 없었거나, 있었다 하더라도 계약이 무효라고 볼 만한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선수협회 입장에서 KBOP와 CJ인터넷의 계약내용이 불만족스럽다면 수임자인 KBOP의 불성실한 업무 처리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만(미국에서는 은퇴한  NFL선수들이 퍼블리시티권 관리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한 예가 있습니다), 과연 ‘불성실한’ 업무처리인지, 손해액은 얼마인지 등을 입증하기도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2. 서울서부지방법원, “CJ인터넷은 ‘마구마구’ 속 캐릭터에 은퇴선수들의 영문 이니셜을 사용하여서는 안 된다”

지난 21일자 결정입니다(관련 기사는 여기).  앞서 법원은 CJ인터넷의 마구마구 속에 은퇴선수들의 성명 등이 사용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동 결정이 내려지가 CJ인터넷은 해당 캐릭터에 은퇴선수의 실명을 사용하는 대신 영문 이니셜로 변경하는 조치를 취하였는데요, 법원은 이 역시 위법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CJ인터넷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사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어쩌다가 위와 같은 식의 안이한 업무처리를 한 것인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안타깝습니다.  은퇴선수들의 문제제기를 송사를 통해 결론지을 수 밖에 없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위법하다는 법원의 결정이 내려진 마당에 해결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실명을 영문 이니셜로 바꾸면 된다”라니…과연 CJ인터넷의 담당자들은 법원 결정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고나 있었던 것인지 의문스럽습니다.  결국 기업 이미지만 실추시킨 해프닝이라고 해야 겠습니다.

3. 박동희 기자, “메이저리그선수노조(MLBPA), 마구마구에 전직 메이저리거의 성명 등이 사용된 것에 대해 조사 착수”

오늘자 보도입니다(관련 기사는 여기).  기사의 요지는 마구마구 속에 배리 본즈, 새미 소사 등 유명 은퇴 메이저리그들이 등장한 것을 두고  MLBPA가 퍼블리시티권 침해 여부를 조사 중에 있다는 것입니다.  작년에도 박동희 기자는 이상훈 선수를 필두로 한 은퇴야구선수들의 퍼블리시티권 문제를 제기하면서 배리 본즈의 예를 들며 메이저리그측과의 분쟁 발생 여지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그 연장선상에 있는 보도입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은퇴선수와 CJ인터넷 간의 사건에서처럼 이 사건 또한 과연 CJ인터넷이 메이저리그측과 체결하였다는 라이센싱계약에 메이저리그 은퇴선수의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사용권 또한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그 결론이 내려질 것입니다.  박동희 기자의 보도 내용을 보면 CJ인터넷측은 당연히 은퇴선수들에 관한 부분도 포함되어 있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기사 내용을 보면 CJ인터넷은 2008년 2월 MLBAM과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오는데, MLBPA(선수협회)의 경우 2005년부터 퍼블리시티권에 관한 이용 권한을 MLBAM에게 위임한 것은 맞지만, 박동희 기자의 지적처럼 배리 본즈와 같이 선수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선수들도 있고 특히 은퇴선수들이 과연 현역선수들의 모임인 MLBPA에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권한을 위임했을지 의문이 있습니다.  물론 은퇴선수들의 문제라고 하면서도 은퇴선수들의 모임(MLBPAA)이나 그 에이전트들이 아니라 선수협회(MLBPA)가 나서서 조사 중이라는 언급을 보면 은퇴선수들과 선수협회 사이에 은퇴선수의 퍼블리시티권 관리에 관한 어떠한 위임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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