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분야의 최근 분쟁 사례들, 특히 인터넷 TV녹화/스트리밍 서비스를 중심으로 – ‘엔탈’ 사건 이후, 미국의 ‘FilmOn’ 판결, 싱가폴의 ‘RecordTV’ 판결, 그리고 우리 법원의 ‘BuyMyTV’ 판결

방송분야의 저작권분쟁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이른바 ‘지상파방송 재전송 사건’이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관련 포스트는 여기).  신문지상에는 자주 보도되지 않아 그렇습니다만, 인터넷 쪽에서도 방송과 저작권 문제로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세계 각국의 방송사들이 똑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바로 인터넷을 통한 방송 녹화 내지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방송사의 콘텐츠를 가지고 제3의 업체(서비스제공자)가 돈을 버는 것이니 저작권 침해가 분명하다는 입장과 시청자가 자기 집에 있는 녹화기나 컴퓨터를 이용하여 녹화/시청하는 것이나 인터넷상의 녹화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입장(따라서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그 유명한 CableVision사건을 통해 인터넷TV녹화 서비스(RS-DVR)는 합법이라는 연방대법원의 판단이 있었습니다(관련 포스트는 여기).  반면 최근 인터넷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하여는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취지에서 서비스중지가처분결정이 내려진 바 있습니다(이른바 FilmOn 사건…http://bit.ly/hDH9bj).  예전에 모바일과 관련하여서도 비슷한 소송이 있었는데 해당 서비스가 서비스를 자체 중단하는 것으로 종결되었습니다(이른바 Hang10사건, 포스트는 여기).

일본의 경우에는 인터넷TV녹화 서비스에 대해 합법이라는 판결은 있었는데(관련 포스트는 여기), 순수한 온라인 서비스라기보다는 특수한 장비(Sony의 LocationFree등)를 매개로 한 일종의 호스팅 서비스라는 점에서 케이스 밸류는 조금 떨어져 보입니다(다만, 사적복제라는 관점에서 인터넷 녹화서비스의 정당성을 설파한 일본 지적재산고등재판부의 판결문은 상당히 힘이 있고 멋진 문장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일독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바로 며칠 전 싱가폴 법원도 이 논쟁에 뛰어 들었는데요,  RecordTV라는 인터넷 녹화서비스를 두고 벌어진 소송에서 저작권 위반이라는 1심 법원의 판단과 달리, 항소심 법원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답니다(http://bit.ly/hn51FQ).

우리나라 법원은 부정적인 입장에 서 있습니다.  이른바 ‘엔탈사건’ (사실 사건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언론 주목도 받지 못하고, 듣자하니 서비스 업체측에서는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은 채 소송을 진행했다고 하던데요)에서 저작권 침해라는 취지의 대법원의 판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인터넷 TV스트리밍과 관련하여서도 저작권 침해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습니다(이른바 ‘buymyTV’ 사건).

이는 결국 물건을 사는 시대에서 서비스를 사는 시대로 바뀌면서 생겨나는 문제입니다.  예전같으면 비디오 레코더나 TV를 사서 방송을 녹화/시청하던 것이 이제는 인터넷상의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통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도 비슷한 얘기겠지요. 비디오 레코더를 만든 소니나 삼성전자를 저작권 침해자라고 말할 수 없듯이 비슷한 서비스를 온라인상으로 제공하는 업체를 저작권 침해자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 당연히 나올 법합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주장처럼 과연 해당 기술 내지 서비스가 시청자의 사적 시청 내지 녹화를 위한 도구 내지 보조장치에 그친다고 볼 것인지는 쉽게 단정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해당 서비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는지의 사실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지요.  key를 쥐고 있는 법원 입장에서는 사적복제의 자유와 저작권자의 정당한 권리 보호 사이에서 적지 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비약적 진전과 인터넷 환경의 급속한 정비는 종래의 기술적 제약을 극복하여 방송 프로그램 시청을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현저하게 용이하게 하였다.  그리고, 기술의 비약적 진전에 수반해, 새로운 상품개발이나 서비스가 창생되어 보다 편리성이 높은 제품이 이용자 사이에 보급되어 가전제품으로서의 지위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을 밟아 나가고 있고, 이는 기술 혁신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 자연스러운 것이다.  본건 서비스도 이용자의 적법한 사적 이용을 위한 보다 나은 환경조건 등의 제공을 도모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증대·누적했다고 본래 적법한 행위가 위법으로 바뀔 여지는 없고, 이에 의해 방송사등의 정당한 이익이 침해되는 것도 아니다”(일본지적고등재판소의 로쿠라쿠 판결문에서 발췌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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