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PRIDE)는 해체됐지만 싸움은 계속된다? 사카키바라 노부유키, UFC 퍼티타 형제를 상대로 미국에서 소송제기

이종격투기(Mixed Martial Arts)를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특히 일본의 “Pride” 열풍, 대단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프라이드가 미국의 라이벌인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에 매각되는 일이 있었지요.  그 후 프라이드 경기는 열리지 않고 있고, 프라이드 소속 선수들이 UFC로 옮겨 출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아쉽게도 예전처럼 멋진 ‘프라이드’ 경기를 못 보게 되었지만, 프라이드 팬들께서는 어쩌면 상황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들인 사카키바라 노부유키(프라이드의 전 소유주)와 UFC의 퍼티타 형제(프라이드의 새로운 소유주) 사이의 장외 싸움을 보며 위안(?)을 삼으셔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포문을 연 것은 인수자인 UFC의 오너 퍼티타 형제(Lorenzo Fertitta, Frank Fertitta)였습니다.  퍼티타 형제는 지난 2월, 프라이드의 전소유주 사카키바라로부터 프라이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수백만 달러를 편취당했다며 사카키바라를 상대로 미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요(관련 기사는 여기).

그리고 지난 4월 1일, 사카키바라의 반격이 시작되었습니다.  프라이드를 인수한 퍼티타 형제들이 프라이드 시합을 개최하지 않고 사실상 이를 해체한 것은 계약위반이라며 그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하고 나선 것입니다.

사카키바라가 미국 네바다주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사카키바라가 프라이드를 퍼티타 형제에게 매각한 이유는, 그들이 제시한 인수가액이 높아서가 아니라(사실 퍼티타 형제보다 다른 경쟁자들이 제시한 금액이 훨씬 높았다고 하네요) 그들이 인수 후에도 현재 프라이드가 누리는 “이종격투기 시장에서의 글로벌 탑 이미지”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임을 분명히 약속했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나 이후 퍼티타 형제는 프라이드 브랜드의 탑 이미지를 유지하기는커녕 프라이드 이벤트를 단 한 번도 개최한 바 없었고, 유명 선수들을 UFC로 출전시켰습니다.  즉 퍼티타 형제는 오로지 UFC의 라이벌인 프라이드를 없애기 위해 프라이드를 인수한 것이며, 바로 이것이 계약 위반, 사기에 의한 계약이라는 게 사카키바라의 주장입니다(이 밖에도 퍼티타 형제가 프라이드 인수 후 사카키바라로부터 프라이드 운영에 관한 컨설팅을 제공받고 그에 따른 보수를 지급하기로 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프라이드 매각 후의 사정들을 보면, 일응 사카키바라가 말하는 징후들이 보이기는 합니다.  실제로 일본 내 프라이드 사무소는 폐쇄되었고, 시합이 개최된 바도 없으며, 프라이드 선수들은 UFC로 이적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그렇다고 퍼티타 형제들이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는 전혀 별개의 얘기일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사카키바라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과연 당사자 간에 그와 같은 내용의 약속(퍼티타 형제가 인수 후에도 프라이드를 유지하고 그 브랜드 이미지, 가치를 유지, 발전시키기로 하는 약속)이 존재하는지가 입증되어야 하고요(입증책임은 물론 사카키바라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소장 내용을 보면, 그와 같은 약속은 계약서에 명시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단지 구두로 약속하였다는 취지인 것 같은데 이 점은 사카키바라로서는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퍼티타 형제에게 그와 같은 계약상 의무가 인정되더라도 퍼티타 형제의 의무불이행(즉 프라이드의 해체)에 퍼티타 형제의 귀책사유가 있는지, 그로 인해 전소유주인 사카키바라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고, 손해액은 얼마라는 것인지도 소장 내용만으로는 확인될 수 없어 보이네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하여는 퍼티타 형제 입장에서도 할 말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프라이드 매각은 사카키바라 본인이 결정한 일이고, 인수 후 퍼티타 형제가 이를 어떻게 운영하는지는 퍼티타 형제가 판단하여 처리할 일이지 사카키바라가 관여할 일은 아니라는 얘기를 하겠지요(그렇다고 사카키바라가 현재 인수계약 자체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또한 퍼티타 형제로서는 인수계약 체결 전에 프라이드와 야쿠자의 연루의혹으로 텔레비젼 방영계약이 취소되는 등 사실상 프라이드의 존속이 어려웠던 사정을 부각시키며 사카키바라를 공격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사카키바라의 주장대로라면, 당초 양도계약서에 “인수 후 프라이드의 유지, 정기적인 시합 개최 등”을 퍼피타 형제의 의무사항으로 명시하고 그 위반시 “얼마”의 손해배상을 한다는 내용을 명시하였어야 했습니다.  사카키바라의 말대로 퍼피타 형제들이 제안한 인수가액이 다른 경쟁자들보다 낮은 것이었다면 당연히 그와 같이 요구할 수 있는 협상력도 있었을텐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프라이드의 매각과 해체와 관련된 사카키바라와 퍼티타 형제 간의 장외 싸움.  둘 중 누구의 말이 맞을지는, 누가 많이 맞을지는(?) 한 번 지켜봐야 겠습니다.

Legal Tip) 그런데 사카키바라는 왜 “미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을까요?  우선 자산양도계약상 미국의 네바다주의 법원이 전속관할권을 갖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카키바라 입장에서도 재판에서 이기는 경우 이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피고들(퍼티타 형제)의 재산이 소재하는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게 편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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