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사자 양준혁”?, 야구게임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라이센싱 관련 분쟁들

양준혁 선수와는 직접 관련은 없는 얘기입니다만, ‘대구사자 양준혁’은 네오위즈의 캐쥬얼 야구게임인 ‘슬러거’에 등장하는 양준혁 선수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삼성 라이온즈’가 아니라 ‘대구사자’로 표시된 이유는, 작년 12월말일부로 네오위즈측의 프로야구구단의 명칭, 엠블렘 등에 대한 라이센싱이 종료했기 때문입니다.  한국프로야구위원회는 작년 5월경 2010년부터는 경쟁사인 CJ인터넷의 ‘마구마구’ 게임에 구단 명칭 등에 관한 전속적인 라이센싱을 부여하기로 계약했습니다.

그런데 ‘양준혁’이라는 이름은 왜 안 바꾸었냐고요?  이 부분은 좀 더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야구위원회와 CJ인터넷측은 ‘선수들 성명과 초상권 또한 2009년도 전속 라이센싱 계약에 포함된 것이므로 네오위즈는 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반면, 네오위즈측은 선수협회로부터 사용허락을 받았으므로 문제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원래 프로야구선수들의 성명권과 초상권은 선수들의 위탁에 의해 야구위원회측에서 관리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말 선수협회에서 야구위원회에 대한 위탁을 해지하겠다고 통고하면서 일이 복잡해졌습니다.  선수협회측은 야구위원회측에서 당초 계약을 위반했으므로 성명권, 초상권 등에 관한 관리위탁을 철회한 것이고, 따라서 그 이후부터는 그에 관한 라이센싱은 자신들로부터 직접 허락을 받으라는 것입니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CJ인터넷 측의 독점 라이센싱계약을 인정 못하겠다는 것이지요.  반면 네오위즈측은 선수협회측에 향후 선수협회와 상의하여 라이센싱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그때까지 당분간 선수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허락받았다고 합니다.

한편, 네오위즈는 작년에 CJ인터넷과 야구위원회의 독점 라이센싱계약을 두고 야구위원회측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제소하기도 했답니다(관련 포스트는 여기).

또한 은퇴한 야구선수들도 CJ인터넷과 네오위즈를 상대로 성명권 등 사용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하여 승소하기도 했었습니다(관련 포스트는 여기)

이렇듯 프로야구게임 시장이 야단법석입니다.  야구위원회, 양대 게임개발업체, 프로야구 스폰싱 업체, 현역선수들을 대표한다는 선수협회, 은퇴한 야구선수들..  이해관계자들 전부가 나서서 서로 물고 물리는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지요.  이제 어느 집단소송을 잘 하는 변호사가 게임유저들을 이 싸움에 끌어들이면 완벽한(?) 모양새가 나올 것 같습니다(자신이 구입한 선수카드의 구단명 등이 임의로 바뀐 것을 두고 억울해 하는  게임 유저들이 CJ인터넷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지요).

이런 양상은 과거 일본 프로야구게임시장에서 있었던 분쟁 양상과 비슷해 보입니다.  일본에서도 코나미사가 일본야구기구와 독점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선수들과 경쟁야구게임사로부터 마찰을 일으켰고, 결국 코나미측이 2003년경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독점라이센싱계약은 독점금지법에 위반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은 뒤 다른 업체에도 서브라이센스를 부여하면서 분쟁이 해결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미국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EA측 또한 CJ인터넷과 마찬가지로 관련 라이센싱에 관한 독점계약을 체결하여 문제가 된 적이 있는데, 일본처럼 서브라이센싱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그와 같은 독점적 라이센싱이 독점규제법에 위반된다는 선례가 없고, 오히려 MLB와 같은 구단협의체는 독점규제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다고 하네요(물론 최근 American Needle 사건을 계기로 그와 같은 판례가 뒤집힐지 스포츠 라이센싱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답니다.  관련 포스트는 여기).  법논리야 어찌 되었건 미국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는 일부 게임업체가 라이센싱을 독점함으로써 오히려 게임의 퀄리티만 낮아지고(경쟁업체가 없어지는 관계로 연구개발을 덜 한다는 식의 비판이지요) 게임 가격만 높아진다는(라이센서들에게 지급되는 거액의 로얄티, 특히 독점적 라이센스에 따른 거액의 로얄티가 제품가격의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식의 비판) 소리가 있어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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