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패리스 힐튼, 더스틴 호프먼, “조금은 다른 모습, 소송을 부르는 모습”, 광고 속에 타인의 이미지를 무단 사용하는 경우와 퍼블리시티권 침해 문제

얼마 전 미국 GM사의 잡지광고에 “상의를 벗은 근육질의 아인슈타인 박사님”이 등장하셨습니다(왼쪽 사진).  알고 보니 (사실 당연한 얘기겠지만) 근육질 남성의 몸에 아인슈타인의 얼굴 사진을 합성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두고 이스라엘의 어느 대학교가 퍼블리시티권 침해라며 GM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답니다(관련 기사는 여기).  그 대학교는 사망한 아인슈타인의 퍼블리시티권을 보유하고 있는 단체라고 합니다.  대학교측에 따르면 GM은 아인슈타인의 이미지를 사용하면서 자신들의 동의를 얻은 적이 없다고 합니다.  반면 GM측은 컴퓨터 합성에 사용된 ‘사진’의 사용에 대하여 저작권자로부터 동의를 얻었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광고 분야야말로 퍼블리시티권이 가장 많이 문제되는 분야가 아닐까 하는데요(퍼블리시티권의 개념에 대하여는 여기를 클릭).  유명인의 초상, 성명 기타 해당 인물을 연상케 하는 특정 요소들을 동의 없이 사용한다고 하여 무조건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광고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동의 없는 사용은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극히 높은데요.  그렇다면 GM이라는 거대기업이 어떻게 이런 분쟁에 휘말리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이는 ‘저작권’과 ‘퍼블리시티권’을 혼동한 데서 비롯된 해프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즉, 관련 기사에 따르면 GM의 주장은 ‘사진 제공회사로부터 아인슈타인 사진에 대한 사용 동의’를 얻었다는 것인데, 이는 ‘사진 저작권’에 관한 얘기일 뿐입니다.  퍼블리시티권은 저작권과는 별개의 권리로서, 이 사건을 두고 말한다면, 문제된 사진의 저작권은 아인슈타인이 아니라 사진촬영자나 그로부터 이를 양수한 관리회사에게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블리시티권, 즉 아인슈타인이라는 인물의 이미지를 광고 등에 사용할 권한은 어디까지나 아인슈타인 본인(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퍼블리시티권을 상속받은 단체)에게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GM의 입장에서는 사진제공회사로부터 ‘저작권’ 에 대한 동의를 얻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스라엘 대학교로부터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동의도 얻었어야만 합니다.  이 부분은 광고제작자분들 입장에서 꼭 염두에 두셔야 할 대목입니다.

물론 GM의 입장에서는 퍼블리시티권 이용에 대한 동의를 얻지 못했다 하더라고, 자신들이 이를 광고에 이용한 것은 ‘패러디’이거나 “충분한 변형을 가한 새로운 창작행위”이므로 표현의 자유로서 보호되어야 하고 따라서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할 여지도 물론 있겠습니다만,  ‘광고’ 분야에서 그와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이 사건과 유사한 몇 가지 사례들(특히 유명인의 이미지가 일부 변형된 경우)을 한 번 언급해볼까요?

우선 기억나는 것은 지난 2007년도에 있었던 패리스 힐튼(Paris Hilton)과 카드 제작사인 홀마크(Hallmark) 사이의 분쟁이 떠오릅니다.  홀마크가 판매하는 생일카드에 패리스 힐튼(웨이트리스 복장의 카툰에 패리스 힐튼의 얼굴 사진이 합성된 것이었음)이 등장한 것을 두고 패리스 힐튼이 퍼블리시티권 침해 주장을 한 것인데요.  미국 법원은 패리스 힐튼의 주장을 받아들여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인정하였습니다.

그보다 전의 일로는 유명배우 더스틴 호프만의 사례가 있었습니다.  Los Angels Magazine라는 잡지가 “영화 스틸 사진 속 배우의 의상을 다른 유명 디자이너의 옷으로 바꿔 입히기”라는 특별기획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영화 Tootsie 포스터 속 더스틴 호프만이 원래의 븕은 드레스 대신 버터색 드레스로 바뀌어져 있었습니다.   이를 두고 더스틴 호프만은 자신의 허락을 받지 않았다며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주장했는데요.  최종적으로 미국법원은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언론매체의 표현의 자유로서 허용된다고 본 것입니다(따라서 광고에서였다면 결론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패리스 힐튼의 경우를 놓고 보자면, 우선 카드판매라는 영리행위와 연관되었다는 점에서 더스틴 호프먼의 경우보다는 퍼블리시티권 침해 여지가 높아질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다만, 만약 패리스 힐튼의 실제 얼굴이 아니라 (몸통과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되고, 패리스 힐튼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That’s hot”같은 문구가 없었다면 퍼블리시티권 침해 여부를 놓고 법정에서 훨씬 더 큰 논쟁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예를 들어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실제 사진을 이용한 야구카드의 경우에는 선수들의 허락없이는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해당하지만, 캐리커쳐 스타일로 재구성한 야구카드의 경우에는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아니라는 미국 판례가 있었습니다.

어찌 되었건 유명인의 이미지를 광고나 상품 제작 등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퍼블리시티권 침해 여부를 반드시 검토하여야 합니다.  아인슈타인 사례처럼 단지 해당 사진의 이용 동의를 얻었다고 하여 퍼블리시티권 이슈마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퍼블리시티권은 저작권과는 별개의 권리입니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2010 정원일 변호사. All rights reserved. Some copyrights, photos, icons, trademarks, trade dress, or other commercial symbols that appear on this post are the property of the respective ow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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