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사례] 대법원,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포털사이트 부정클릭, 연관검색어 생성은 정보통신망법위반죄(정보통신망장애)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림 6
1. 사안의 개요

최근 필자가 담당했던 사건 중의 하나이다.

부정클릭이란 네이버의 스폰서링크와 같은 키워드 검색광고에 있어 실제 광고 효과 없이 이루어지는 클릭들을 말한다(일각에서는 이를 ‘무효클릭’이라 부르기도 한다).  키워드 검색광고는 포털사이트 이용자의 검색어에 연동되는 광고시스템으로, 예를 들어 이용자가 ‘꽃배달’이란 검색어를 입력하면, 검색결과 화면에 사전에 ‘꽃배달’을 키워드로 지정한 광고주들(물론 꽃배달업자들일 것이다)의 홈페이지 링크가 순서대로 나타나게 된다. 그 순서라는 것은 사전에 누가 더 많은 광고비를 지불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고 광고비는 PPC(pay per click) 방식으로, 매번 클릭이 이루어질 때마다 사전에 정해진 요율에 따라 기납부된 광고비가 순차 차감하게 된다.

문제는 검색광고 시장의 과열에 있다. 일부 광고주들이 오로지 경쟁업체의 검색광고 광고비를 소진시킬 목적으로 클릭에 나서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광고비가가 소진되면 해당 업체의 스폰서 링크는 사라지게 된다). 심한 경우 그와 같은 클릭을 대신 해주는 자동화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 경쟁업체 입장에서는 수백만원에 해당하는 검색광고비가 단 몇 분만에 소진되어 버리는 당혹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다.

한편, 연관검색어란 포털사이트 이용자가 검색창에 특정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검색창 하단에 자동으로 보여지는 추천 검색어들을 말한다.  부정클릭에서 연관검색어가 문제되는 것은 높은 인기도의 검색어(이는 곧 광고비 단가가 높음을 의미한다)가 입력되었을 때 자신이 저렴하게 구매한 키워드 검색어가 연관검색어로써 추천되도록 하여 이용자들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연관검색어는 포털사이트의 검색정보 통계가 반영되어 자동적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서도 자동화프로그램이 등장하여 검색입력 수를 증가시키는 방법이 시도되었던 것이다.

2. 사건의 경과 및 대법원의 판단

원심(1,2심)은 위와 같은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클릭과 연관검색어의 생성은 정보통신망법위반죄(정보통신망장애)에 해당된다고 보았다(이외 여타 죄목에 대해서도 유죄가 인정되었는데, 이에 대하여는 후술한다).

이에 대해 필자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연관검색어의 생성이나 부정클릭을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포털사이트의 서비스가 예정하고 있는 정보의 입력에 해당할 뿐, 해당 서비스의 정보처리 속도를 저하시키거나 시스템을 다운시키는 등 그 안정성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보통신망 장애’는 발생되었다고 할 수 없다라는 취지로 상고를

하였다.

이에 대법원은 지난 3월 28월 상고를 받아들여 정보통신망법위반죄(정보통신망장애) 유죄 부분을 파기하였다(관련 보도는 여기를, 판결문은 여기를 클릭).

대법원은 정보통신망법위반죄(정보통신망장애)에서 말하는 ‘부정한 명령’이란 “정보통신망의 운영을 방해하도록 정보통신망을 구성하는 컴퓨터시스템에 그 시스템의 목적상 예정하고 있지 않은 프로그램을 실행하게 하거나 시스템의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개개의 명령을 부정하게 변경, 삭제, 추가하거나 프로그램 전체를 변경하게 하는 것”이고, “비록 허위의 정보자료를 처리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보통신망에서 처리가 예정된 종류의 정보자료인 이상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게 한 것이라 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자동화프로그램을 이용한 연관검색어의 생성 등은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에서 통상적인 처리가 예정된 종류의 정보자료여서 ‘부정한 명령’에 해당되지 않고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하는 장애가 발생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3. 후기

위와 같이 대법원이 ‘허위 정보’의 입력이라 하여 그것이 반드시 정보통신망법위반죄(정보통신망장애)에서 말하는 ‘부정한 명령’의 처리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어 보인다.  이는 정보통신망법위반죄(정보통신망장애)의 성부는 정보의 내용(진위성)이 아니라 입력된 정보가 해당 시스템에서 정상으로 처리 가능한 것인지, 즉 정보의 원활한 처리 가능성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허위정보’가 시스템에 입력되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해당 시스템에 어떠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부정적인 인식을 불러 일으키는 면이 있다. 하지만 실상 현대화된 정보처리시스템은 그와 같은 허위 내지 부정확한 정보의 입력을 예견하고 이를 적절히 처리할 수 있는 필터링 기술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포털사이트의 스폰서링크나 연관검색어 서비스도 그러했다. 시스템 운영자는 필터링 기술을 채용하여 인위적인 클릭 내지 정보입력을 색출해내고 있었던 것이다(참고로, 부정클릭 피해자들이 검색광고 시스템 운영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관련 시스템 운영자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필터링 기술은 부정클릭을 선별해내고 이에 대해 광고비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고, 법원은 그와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청구를 기각한 예가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대법원이 정보통신망법위반죄(정보통신망장애) 부분은 파기하면서도, 나머지 형법상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와 컴퓨터사용사기죄에 대하여는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유지하였다는 부분이다.

인간의 손을 이용한 클릭 내지 정보의 입력만이 진정한 정보인가?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도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의 입력’과 ‘정보처리 장애’를 구성요건으로 한다는 점에서 정보통신망법위반죄(정보통신망장애)와 유사하다.  사건을 담당했던 필자의 입장은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링크의 클릭이나 특정 검색어의 입력은 ‘허위의 정보’나 ‘부정란 명령’의 입력에 해당되지 않고, 그로 인한 ‘정보처리 장애’는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점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대법원은 앞서 정보통신망법위반죄(정보통신망장애) 부분에서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스폰서링크의 클릭 등은 허위의 정보이기는 하나 부정한 명령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한 바 있다.  대법원이 이를 ‘허위의 정보’로 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클릭 등은 “컴퓨터 사용자들이 실제로 네이버 검색창에 해당 검색어로 검색하거나 검색결과에서 해당 스폰서링크를 클릭하지 않았음에도 그와 같이 검색하고 클릭한 것처럼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 서버에 허위의 신호를 발송”하였으므로 이는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내용의 ‘허위의 정보’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대한 의문이 생긴다. 대법원이 말하는 ‘객관적인 진실’이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가?  왜냐하면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하든, 사람이 마우스를 이용하여 직접 하든, 스폰서 링크에의 클릭(접속)과 해당 정보(검색어)의 입력이 있었다는 것은 객관적인 진실이기 때문이다(이는 아무런 접속이 없었음에도 마치 있었던 것처럼 네이버의 통계자료를 왜곡하는 것과 전혀 다른 얘기이다). 결국 차이라고는 인간이 마우스나 키보드를 이용하여 클릭을 하였느냐, 아니면 자동화된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느냐는 점 밖에 없는데, 대법원은 전자의 경우만이 ‘객관적 진실’이고 후자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수긍하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스폰서 링크에의 클릭은 사람의 손가락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는 법규범을 인정할 근거가 없고, 기술적으로 그와 같은 개념이 성립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우선, 앞서 보았듯이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클릭과 마우스나 키보드를 이용한 클릭은 어디까지나 진정한 정보의 입력 경위 상의 차이에 불과할 뿐, 정보의 진정성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다.  일각에서는 이 사안을 두고 ‘허위클릭정보’를 발송했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분명히 클릭이 있었다.  다만 그것이 자동화된 프로그램에 의한 것이어서 문제가 되었던 것뿐이다(이 부분에서는 이 사건이 포털사이트의 고소에 의한 것이 아니라, 부정클릭으로 피해를 봤다는 경쟁 꽃배달업체의 운영자들의 고발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술적인 측면에서, 종래 인터넷에서는 자동화 프로그램에 의한 클릭, 즉 사람의 손가락에 의하지 않은 클릭과 정보의 입력이 범용되어 왔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열린검색 서비스’(어느 한 군데의 검색사이트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프로그램이 검색자가 방문하지도 않은 다른 검색사이트들을 차례로 방문하여 해당 검색어를 자동 입력하고 그 결과를 수집하여 보여주는 기능),  ‘RSS’(인터넷 이용자들이 특정 인터넷 신문사이트나 블로그를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웹브라우저에 신문사이트나 블로그의 최신글들이 자동적으로 보여지는 기능) 또는 ‘웹메일 알림이 프로그램’(이용자가 웹사이트를 방문하여 로그인하지 않아도 웹브라우저가 웹메일 사이트를 방문하여 메일 수신 여부를 자동으로 확인하여 표시해 주는 프로그램)과 같이 인터넷 이용자들이 해당 웹사이트를 매번 일일이 직접 방문하지 않고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해당 웹사이트를 방문하여 명령어를 입력하고 정보를 수집해 오는 것과 기능(프로그램)이 널리 합법적으로 이용돼 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연린검색 서비스’나 ‘RSS’서비스도 대법원의 판단대로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를 입력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인가?(왜냐하면 이 경우 컴퓨터 이용자 본인은 마우스나 키보드를 이용하여 검색어를 입력하거나 클릭을 한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결론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물론 이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열린검색 서비스나 RSS서비스가 포털사이트에 특별한 피해를 주는 것은 없지만,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클릭은 그로 인해 광고비가 소진되는 등 포털사이트와 광고주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주고 있지 않은가?”  이는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의 또 다른 구성요건이라 할 수 있는 ‘정보처리 장애’의 문제와 연관된다.  이 부분은 항을 바꾸어 살펴보도록 하자.

스폰서링크 시스템 운영자에게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클릭 등 부정클릭을 필터링할 의무가 있지 않은가?

‘정보터리 장애’ 여부에 대한 대법원은 판단은 다음과 같다.

“(자동화 프로그램에 의해) 허위정보가 입력되고, 그 결과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 서버에서 실제적으로 검색어가 입력되거나 특정 스폰서링크가 클릭된 것으로 인식하여 그에 따른 정보처리가 이루어졌으므로 이는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 등 정보처리장치가 그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다른 기능을 함으로써 정보처리에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다”

쉽게 말해 포털사이트의 시스템은 문제의 클릭이 사람이 클릭한 건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기계가 클릭한 것이었고, 이로 인해 해당 시스템의 목적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위와 같은 결과는 정보처리의 장애라기보다는 포털사이트 시스템 자체의 불완전성에 기인한 것이거나(시스템 운영자가 부정클릭을 걸래내지 못한 경우) 아니면 정반대로 포털사이트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한 경우(시스템 운영자가 부정클릭을 걸러낸 경우)에 해당되는 것으로서 어느 모로 보나 ‘정보처리 장애’는 없었다고고 판단된다. 좀 더 자세히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도 피고인들은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클릭이 ‘사람에 의한 클릭’인 것처럼 위장한 사실이 없다(사실 그와 같은 위장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피고인들이 한 행위라고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해당 링크에 접속하고 검색어를 입력한 것으로서, 여기에는 어떠한 왜곡행위도 개입되어 있지 않다. 달리 말하면, 피고인들은 포털사이트의 시스템 서버에 있는 그대로의 정보를 전달한 것이고, 포털사이트 입장에서는 전달받은 정보를 놓고 이를 분석하여 그것이 자신이 서비스(스폰서링크)가 필요로 하는 정보인지 아닌지를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자신의 필요’란 (스폰서링크를 놓고 말하자면) 당연히 ‘광고효과가 있는 클릭(접속)’이 될 것이고,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인위적인 무효클릭들은 그에 부합되지 않는 정보가 될 것이다.  즉, 그와 같은 입력된 정보를 놓고 그 중 필요한 정보, 유효한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포털사이트의 업무가 되는 것이다(그리고 충분히 가능하다). 앞서 대법원이 정보통신망법위반죄(정보통신망장애)에서 판시한 표현을 빌리자면 어디까지나 ‘정보통신망에서 처리가 예정된 종류의 정보자료’에 그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검색광고 시스템 운영자는 과거 민사소송에서 자신들은 자동화 프로그램에 의한 무효클릭들은 필터링을 통해 적절히 걸러내고 있다고 하였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애당초 인터넷 이용자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링크에의 접속(이는 기술적으로 보자면 무색무취의 것이다)을 두고 어느 사영리기업이 ‘키워드 검색광고’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템을 내놓고 광고주들을 모집하였다. 그러나 과연 “클릭이 곧 광고효과”라는 공식은 당연 성립하지 않는다.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 의사와는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클릭도 많다. 이 사건처럼 경쟁사의 광고비 소진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클릭들 역시 많다. 따라서 검색광고 서비스 제공자에게는 과연 해당 클릭이 광고효과가 있는지 아니면 이 사건 프로그램에 의한 경우(또는 인터넷 이용자들이 실수로 또는 광고를 볼 생각 없이 클릭한 경우)처럼 광고효과가 없는 경우인지를 당연히 심사하여 걸러 낼 의무가 있는 것이다(더욱이 종래 자동화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링크나 웹페이지에 접속하는 기술이 인터넷상으로 널리 이용되어 왔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이를 달리 말하면, 이 사건 스폰서링크 시스템은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클릭과 같이 광고효과가 없는 클릭(정보)의 유입을 당연한 전제로 삼고 있는 것이므로 시스템 운영자는 적절한 방법으로 해당 클릭(무효클릭)을 필터링해 낼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와 같은 광고 효과 없는 클릭으로 인하여 광고주에게 피해가 발생하였다면 이는 시스템 운영자의 불충분한 심사 내지 시스템의 불완전성에 의한 것일뿐 해당 정보 자체가 시스템의 정보처리에 장애를 초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채용과정에서 허위의 이력서를 제출한 것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판례를 유추해 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상의 링크의 클릭이나 검색어의 입력이 이루어지는 경우 해당 시스템에 입력되는 정보의 내용은 실로 다양하다. 특정 웹페이지로의 이동과 같은 기본적인 명령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정보의 입력 시간, 경로, 위치, 웹브라우저나 OS의 종류 등 세부 정보도 포함하고 있다. 그와 같은 세부정보에 어떠한 변조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이는 어디까지나 진정한 정보일 뿐이고, 그와 같은 다양한 정보를 시스템 운영자의 목적에 맞게 개발된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하고 분류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시스템 운영자의 몫이다. 스폰서 링크의 경우도 그러하다. 자동화 프로그램을 통하든, 인간이 마우스나 키보드를 이용하든, 그것이 진정한 정보임에는 차이가 없다. 만약 그와 같은 (진정한 정보의) 입력경위의 차이가 자신의 시스템 운용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오는 정보에 해당된다면 적절한 필터링을 통해 정보를 통해 걸러내는 것은 포털사이트의 시스템이 당연히 갖추어야 할 기능이다.  만약 그와 같은 필터링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서비스 운영에 문제가 생겼다면 이는 자신의 시스템이 불완전했기 때문이고, 만약 필터링이 제대로 되었다면 시스템 운영에는 하등의 영향이 없었던 것이 되는바, 어느 경우에든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정보입력으로 인해 정보처리에 장애가 생겼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결국 대법원이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클릭 등을 ‘허위정보’로 판단한 것도 아쉽지만, 정보통신망법위반죄(정보통신망장애) 부분에서는 ‘정보통신망에서 처리가 예정된 종류의 정보자료’라며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그와 같은 논리를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에서의 ‘정보처리 장애’ 여부 판단에까지 유추 확대 적용하지 않는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고 하겠다.

4. 비교 판례 – 이른바 ‘한도우미 프로그램 사건’

‘한도우미 프로그램 사건’에서는 네이버가 제공하는 포커게임에서 일부러 게임을 지도록 만든 프로그램이 과연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되는지가 문제되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문제의 한도우미 프로그램은 ‘마우스를 클릭하거나 키보드를 누르는 것을 자동화하여 일부러 게임을 지고 그로써 포커머니를 판매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서, 포커머니의 판매를 금지하는 관련 약관 내용 등에 비추어 그와 같은 프로그램에 의한 명령은 부정한 명령에 해당되고, 다른 이용자의 접속 및 게임의 원활한 진행을 곤란하게 하여 네이버 서버의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였다고 주장하였다(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

그러나, 대법원은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부인한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원심(1,2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포커게임에서 허용된 명령을 사용하였고, 엔에이치엔 게임서버도 그 명령에 따라 미리 짜진 프로그램대로 실행되었을 뿐이므로 피고인들이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였다고 할 수 없고, 엔에이치엔 서버의 정보처리에 장애가 발생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유포한 한도우미 프로그램으로 인하여 정상이용자들의 엔에이치엔 포커게임의 서버 접속 시간을 지연시키거나 서버 접속을 어렵게 만들고, 서버에 대량의 네트워크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등 장애가 발생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과 마찬가지로 한도우미 프로그램 사건에서도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클릭과 정보 입력이 문제되었다.  그런데 대법원은 한도우미 프로그램사건에서는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부인하였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한도우미 프로그램 사건에서는 해당 행위가 ‘허위의 정보’의 입력에 해당되는지는 문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위 부정클릭/연관검색어 사건에서도 이를 ‘허위의 정보’로 볼 것이 아니라 ‘진정한 정보’로 보고 ‘부정한 명령’에의 해당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옳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부정한 명령’에의 해당 여부에 있어서는 앞서 대법원이 판시한 바와 같이 ‘정보통신망에서 처리가 예정된 종류의 정보자료’라거나 아니면 위 하급심의 판시처럼 ‘허용된 명령의 사용/미리 짜진 프로그램에 의한 실행’이라는 관점에서 부정한 명령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 타당하지 않았나 싶다.

5. 기타 부분

한편, 대법원은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클릭에 대해 컴퓨터사용사기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는데, 이 역시 마찬가지 이유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이 있다. 동죄는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의 입력’을 구성요건으로 하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클릭과 검색어의 입력은 ‘허위의 정보’나 ‘부정한 명령’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연관검색어 생성 및 순위상승 행위에 대해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를 인정한 부분에 대해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피고인들이 실제로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생성한 연관검색어는 무엇이었을까?  “OO꽃배달”과 같이 피고인들이 운영하던 가게 이름이 아니었을까?  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피고인들이 생성해낸 연관검색어는 아이러니하게도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선물 너무 좋은 거’, ‘여자친구 선물’ 등이 고작이었다. 이는 포털사이트의 연관 검색어는 자체 필터링을 통해 특정 상호와 같은 광고성 문구가 연관검색어로 등록되는 것을 사전 방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사 피고인들이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위와 같은 ‘발렌타인데이’의 검색횟수를 늘려 연관검색어로 뜨게 했다 하더라도, 그에 따른 결과는 무엇인가?  그로 인해 ‘포털 사이트 이용자들의 검색편의가 증진된다’는 피고인들 본인의 주장은 우선 접어두자.  그와 같은 경우 ‘발렌타이데이’라는 연관검색어를 클릭하게 되면 그 다음에 뜨는 페이지는 당연히 포털사이트 자신이 제공하는 ‘발렌타인데이’의 검색결과 페이지에 그친다.  물론 여기에는 피고인들이 미리 ‘발렌타인데이’라는 검색어를 (비교적 싼 가격으로) 구매해 놓았기 때문에 자기들의 홈페이지 링크가 스폰서링크 상단에 위치하게 된다. 그리고 운이 좋다면 몇몇 이용자들이 해당 스폰서링크를 클릭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련의 행위가 포털사이트의 업무라는 측면에서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단 말인가? ‘자동화 프로그램에 의한 연관검색어 생성 및 순위상승’이라는 것은 결국 피고인들이 포털사이트로부터 구매한 스폰서링크의 클릭 수를 늘리는 것이다. 물론 이는 사전에 포털사이트측과의 계약에 의한 것이고, 그 일련의 과정도, ‘검색결과 페이지로의 이동’, ‘스폰서링크의 클릭’과 같이 정상적인 프로세스에 의한 것이다. 이를 두고 포털사이트의 업무가 방해되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 2013 정원일 변호사.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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